경제 · 금융

오동통해진 비너스 통해 '한국 외모지향주의' 꼬집어

재미교포 데비한 선컨템포러리서 4일부터 개인전


서구 미인의 기준인 비너스가 오동통해졌다. 성형수술로 얼굴도 고쳤다. 한국의 미적 가치는 사라지고 서양의 겉 모습을 좇아가는 현상을 표현하는 작가 데비한의 개인전이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4일부터 열린다. 전관 3층을 통틀어 전시하는 이번 개인전에는 ▦한국의 외모지향주의를 꼬집은 ‘적자생존’,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미인 시리즈’, ▦한국 여성의 모습을 비너스로 바꿔놓은 ‘일상의 비너스’ ▦여성의 몸과 음식의 관계를 탐색한 ‘식(食)’과 ‘색(色)’ 등 네가지 주제로 이루어져있다. 동양인의 눈과 서양인의 코 그리고 흑인의 입술을 조합한 부자연스러운 비너스를 청자로 빚은 작품도 선보인다. 지난 2003년 영은 미술관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활동해온 데비한은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간 재미교포. 그는 여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이 서구에 치우쳐진 것에 의문을 두고 한국적인 미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쪼그리고 앉아있는 ‘생각하는 비너스’는 서양인이 취하기 힘든 자세로 다분히 한국 사회의 문화를 담고 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미인 시리즈’는 양로원을 찾아가 할머니를 화려하게 분장한 후 촬영한 사진작품으로 표피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경박함을 꼬집었다. 그는 올 초 예술의전당 기획전인 ‘세화견문록’에 마늘 목걸이를 한 미인을 담은 ‘고귀한 향기’ 등 ‘식과 색’을 주제로 한 작품을 출품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고춧가루, 참깨, 참기름 등을 추가해 한국 음식 재료를 모델의 몸에 발라 개성이 강한 한국음식과 남성의 여성에 대한 성적 시선을 대비시켰다. 데비한은 한국 전시를 마치고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전시를 갖는다. 그는 “오랜 외국생활동안 소수민족으로서 힘들게 겪었던 문화적인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한국사회에 충격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작품의 영감으로 작용했다”며 “청자로 비너스의 얼굴을 조각한 것은 서양적 사고방식과 한국적 표현형식의 어울림”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31일까지 (02)720-578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