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울포위츠 WB 차기 총재 묵인할 듯

EU, 울포위츠 WB 차기 총재 묵인할 듯 유럽연합(EU)은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는 폴 울포위츠 전 미국 국방차관의 차기 세계은행 총재 선임 문제와 관련해 결국 '현실적 이익 때문에' 미국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EU 순번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클로드 융커 총리는 회원국에 보낸 서신에서 22일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 토의 안건에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 지지 여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EU 재무장관들은 울포위츠가 세계은행 총재로 적합치 않은 인물이라는 데 적지않게 공감하고 논란을 벌이긴 하겠지만 공식 결론은 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독일 언론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는 "더 폭넓은 후보자 물색이 필요하다"고 밝혀 거부의 뜻을 드러냈으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1일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울포위츠는 자격이 있으며, 독일은 그의 선임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의중을 밝혔을 때 나는 독일이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면서 "우리가 긍정적인 의미에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는 인상"이라고 말해 선임을 예견했다. 또 EU 집행위원회도 "울포위츠에 적대적인 선입견을 갖지 말고 일단 그가 총재로 취인한 이후의 행동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EU가 울포위츠와 미국의 의도에 대해 내심으로는 우려하고 반대하면서도 그간 주장해온 정의와 명분 보다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갈등을 피하고 현실적인 이익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유럽인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앞장서 주장하고 군사 외교적 일방주의를 기획한 대표적 신보수주의자(네오콘) 중의 하나로 알려진 울포위츠에 대해 매우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더욱이 재선 이후 유럽 등 우방과의 대화를 추구할 것임을 강조했던 조지 부시대통령이 네오콘인 존 볼튼 전 국무부 차관의 유엔 대사 지명에 이어, 울포위츠 까지 국제기구에 전진 배치시켜 일방적 외교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원조 제공이라는 세계은행의 기능을 이용해 국제기구에서 자국 정책 지지를 늘리려 한다는 비판도 이러한 우려에 포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가 울포위츠 임명을 공식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EU로선 지난 달 부시 대통령 방문 이후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의 화해 협력 분위기를 깰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프랑스 출신인 파스칼 라미 전 EU 집행위원을 차기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에 앉히려면 미국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바꿔먹기' 차원의 물밑 협상이 EU에 필요하다는 점도 이런 전망의 근거다. 184개국이 가입한 세계은행은 형식 상으로는 만장일치, 실제로는 강대국 간 사전 합의를 통해 총재를 선출한다. 현재 미국은 17%의 지분을 가진 최대의 '단일 주주'이지만 회원국들의 지분 합계가 30%인 EU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국제적 양대 금융기관 가운데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은 유럽이 사전 밀약 또는 합의를 통해 나눠갖는 것이 관행이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입력시간 : 2005-03-22 02:48 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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