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표기업 삼성전자마저 흔들리는 한국 경제

어닝쇼크다. 삼성전자가 올해 2·4분기에 7조2,000억원(잠정실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8일 공시는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4분기(6조4,600억원) 이후 처음이라 시장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어닝쇼크는 스마트폰·태블릿 판매감소와 원화강세가 주요 배경이다. 특히 2·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줄어들면서 IM(IT모바일) 부문에서 2조원가량의 영업이익 결손이 생겼다. 여기에 미 달러 대비 원화강세 지속이 맞물려 실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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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삼성전자의 실적저하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와 환율절상 완화 등을 이유로 3·4분기 실적호전을 예상했지만 시장의 회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수요의 중심이 고가의 고기능 제품에서 저가의 간편한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장의 변화에 대한 삼성전자의 오판은 없었는지를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하이엔드(최고급) 제품의 스펙을 낮추는 정도로 대응한 전략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더 큰 걱정은 삼성전자의 어닝쇼크가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이다. 우리 경제는 전반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선전에 힘입은 바 컸는데 이젠 이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삼성전자가 전체 상장사 순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2010년 19.9%에서 2013년 49.4%까지 커진 상태다. 당장 삼성전자 이익감소의 공백을 메워줄 기업이 있을지 우려된다. 삼성전자의 가일층 선전을 위시해 제2·제3 대표기업의 출현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이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도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경기회복세가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마당이다. 기업들이 힘차게 뛸 수 있도록 비즈니스 환경을 서둘러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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