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오는 13일부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논의하는 등 한미 FTA 조속 처리를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피해 분야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처리에 반대해 마찰이 불가피해보인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은 이번주 내 처리가 완료되는 것으로 이미 여야 간 합의가 끝났다"며 "우리도 이제 목요일(13일)부터 열릴 상임위에서 동의안을 정식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논의시작을 선언했다.
그는 농축산업ㆍ중소상공인 등 피해대책에 대해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여야가 힘을 합쳐 정부를 설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민주당의 합리적 요구는 최대한 수용해 통과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미 FTA 처리 반대 당론이 재확인됐다. 손학규 대표는 "미국이 자국의 국익을 위해 서두를수록 우리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며 피해산업에 대한 추가 대책이 없는 FTA 처리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3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와 쇠고기 협상이 연결된 악몽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미국방문으로 FTA 이익을 미국에 헌납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을 깔아뭉개고 실질적으로 날치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미 FTA 비준 동의안 문제는 차기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시정연설을 대독한 직후 여야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그는 야당의 피해대책 요구에 대해 "(비준안 처리까지) 남은 기간 동안 그런 내용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변화된 사정을 감안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준안을 10ㆍ26 재보선 전에 처리하는 방안도 밝혔으나 "야당의 요구를 가능한 한 많이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두 달 전 '10+2' 재재협상안을 정부와 한나라당에 통보했는데 정부와 한나라당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