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규직ㆍ비정규직 임금격차 해소에 연 22조 소요”

현재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 임금격차를 해소하려면 매년 21조7,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최근 고용 및 노동 관련 현안과 쟁점’ 정책세미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를 분석한 결과 노조가 없는 사업체의 남성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은 정규직에 비해 4.9%의 차이가 난 반면 노조가 있는 사업체의 임금 격차는 27.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종업원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정규ㆍ비정규직간 임금차이는 31.8%에 달했지만 300명 미만 소규모 사업체는 8.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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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노조가 있는 대규모 사업체의 근로자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6∼21%나 많다”며 “정규직을 보호하고 임금을 높이는 노조에 대응하기 위해 사측이 가급적 비정규직 고용을 늘려 비용절감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직보호법으로 인해 대부분 기업이 기간제근로자를 정리하거나 비전형 근로자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보호법은 도입 취지와 달리 ‘비정규직해고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정부와 정치권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려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의 비용은 공공부문의 다른 서비스 감소나 세금 증가를 통해 결국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발제에 나선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인력수급의 원활화를 목적으로 제정된 파견법이 고용유연성을 위해 수십년간 인정돼온 사내도급 제도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라며 “파견근로의 대상업무를 확대하고 파견기간을 합리적으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인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정규직 고용에 대해서는 규제보다는 차별금지를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비정규직의 실질적 고용안정 방안도 필요하지만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사유를 제한하는 것이 고용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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