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홍보팀을 커뮤니케이션팀으로 조직명을 변경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한솔그룹ㆍ삼성전자는 올 초 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에 이어 팀명을 커뮤니케이션팀으로 바꿨다. 앞서 삼성그룹ㆍ대한항공 등도 홍보라는 전통적인 이름을 버리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를 팀명에 사용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해당 기업들은 제품 지향의 세일즈 시대와 소비자 지향 시대를 거쳐 고객과 상호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소통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단순히 '널리 알린다'는 뜻의'홍보'는 20세기 아날로그적 의미라고 말한다. 특히 홍보가 일방적인 전달의 의미가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의 생각이나 정보를 주고받고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21세기적 마인드에서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그룹이 그룹 홍보부 명칭을 커뮤니케이션팀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소통과 공감경영'을 강조한 이건희 회장의 경영지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솔그룹도 고객과 우리 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팀명을 커뮤니케이션팀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홍보팀의 진화 이면에는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번성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단순한 일방향 홍보로는 고객과 사회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기업의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리고 상호 교감을 도외시하는 식으로는 제대로 된 홍보를 할 수 없다"며 "홍보팀 명칭 변경은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삼성 등 대기업들은 대외홍보뿐만 아니라 사내소통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수만, 수십만명의 임직원들에게 회사 고유의 철학과 가치를 전파하고 체화하기 위해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기업 홍보부서 내부에는 사내방송, 경영자 트위터 관리 등을 하는 사내 커뮤니케이션팀이 신설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변화에 따라 홍보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부서 이름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한솔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고 있는 김진만 이사는 "미래의 시장은 가치 공유를 목표로 한 정보의 쌍방향적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홍보의 역할 또한 일방적으로 좋은 것만 알리는 것에서 벗어나 양방이 서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입체적인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