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선물 흔들기’ 지수 추가하락 가능성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ㆍ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이렇다 할 매수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물시장 동향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와 매도가 반복되면서 현물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1일 전일보다 1.64포인트 하락하는 약보합세로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10포인트까지 떨어졌었다. 외국인이 선물을 매도하면서 선물시장 약세가 야기됐고 이로 인해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북핵 문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선 것이 낙폭 축소의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 등 투자 주체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움추러 들어 선물이 현물을 흔드는 현상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이틀째 순매수를 이어가며 630선을 지켜낸 만큼 당분간 630선에서 치열한 매매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에 비해 힘이 약하기는 하지만 낙폭과대에 따른 개인들의 반발매수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선물시장의 외국인과 현물시장의 개인투자자간에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단기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수주체 관망 속 프로그램 매매 영향 증대=최근 수급과 관련해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단연 선물지수 움직임과 관련된 프로그램 매매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소폭이지만 하락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의 선물매도로 1,14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50억원 순매도에 그치며 관망세를 나타냈고 개인은 857억원을 순매수해 지수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이같이 선물시장에 의한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이 커진 것은 현물시장의 거래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반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20일 1조1,678억원에 그치며 지난 2001년 10월30일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1일에도 소폭 늘어난 1조3,365억원으로 마감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현물시장 거래량과 거래대금 급감은 투자자들이 지수가 박스권 하단까지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반등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물포지션은 지수 약세 대비하는 듯=선물시장 움직임과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외국인들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선물시장 매매패턴을 보면 지수의 상승보다는 하락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하루나 이틀 단위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단기 이익실현에 나서는 가운데도 꾸준히 1만 계약 이상의 누적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지승훈 대한투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지난해 말부터 선물시장에서 1만 계약 가량의 누적 순매도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것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간간이 베이시스가 개선되며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선물 저평가 상태에서 베이시스의 추가하락을 노리고 나온 단기물량인 만큼 수급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의 연속 순매수는 기대난=선물시장의 부정적인 흐름이 차단될 지의 여부는 개인투자가의 순매수가 지속될 수 있는 지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매에만 의존하는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건은 좋은 편이 아니다. 고객예탁금이 7조원 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펼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당분간 선물시장의 동향에 따라 좌우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물이 현물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고 선물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외국인들이 향후 지수약세를 대비한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반등할 수 있는 폭보다는 추가하락의 여지가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라크전 등 대외적인 충격이 다시 한번 주식시장을 강타할 경우 지수가 600선 초반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이라크전 추이를 살펴보며 매매를 자제하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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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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