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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성적표을 내놓으면서 그 동안 실적 부진 우려에 허덕이던 정보기술(IT) 종목들의 구세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4ㆍ4분기부터는 이머징마켓의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IT 업황이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IT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장 시작부터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3.54%(800원) 오른 2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전자 역시 1.25%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3거래일 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LG디스플레이도 2.8%(1,050원)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IT주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업종은 지난 4거래일간의 하락세에 종지부를 찍고 0.8% 오름세로 전환했다. IT주의 강세는 이날 새벽(한국시간) 미국에서 전해진 ‘인텔 훈풍’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3ㆍ4분기 영업이익이 41억3,6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순이익도 각각 111억달러와 29억6,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와 59%가 늘었다. 인텔의 이러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앞으로 PC수요 증가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는 점에서 IT시장에 원군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 IT 관련주들은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인텔이 내놓은 성적표는 이머징 마켓의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며 우려를 안도감으로 바꾸는 분기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에 대한 PC 수요 확대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IT업황에 대한 기존의 비관적인 전망을 털고 4ㆍ4분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싣는 분위기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실적은 이머징 마켓 PC수요가 4ㆍ4분기에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해 주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업황 둔화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감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IT경기에 대한 우려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시장 수익률을 밑돌던 주가도 반등세로 전환, 평균 수익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텔 효과가 일시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업황 자체를 반전시키는 요인으로 해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비록 인텔이 무난한 성적표를 들고 나오기는 했지만 IT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오히려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한 만큼 이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