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대생들 강의실 벗어나 "세계로"

봉사 하고…현장체험 하고…기술 전파도…<br>연세대 필리핀서 교실 건축공사<br>한밭대 阿서 '사탕수수 숯' 제조<br>한동대 泰 온수난방 프로젝트등<br>'공학교육인증' 활발…효과 만점

지난해 여름 필리핀에서 봉사활동을 펼친 연세대 공대 학생들이 대나무를 활용해 현지 학교 교실을 짓고 있다.

한동대 공대생들이 태국에서 온수난방시스템 공사를 하고 있다.

한밭대 공학설계 동아리인 ‘어프로텍’이 지난해 6월 아프리카 차드를 방문해 사탕수수를 활용한 숯을 만들고 현지적용 실험을 끝마쳤다.

연세대 기계공학과 4학년 이동진씨는 지난해 여름 연세대 공대와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굿네이버스가 협약을 맺어 기획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 필리핀 산 이시드로 지역에 9박10일간 단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필리핀에서 현지 학교의 교실을 대나무로 짓는 공사를 맡았던 이씨는 “현장에서 대나무를 고정하는 도구가 철사끈이었는데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한국으로 돌아와 홍콩의 ‘대나무 비계 공법’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연구∙조사에 들어갔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에 필리핀에 파견되는 친구들에게 좀 더 개선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공학기술이 첨단기술뿐 아니라 저소득층의 삶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인식 가지게 돼 공학인으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공대생들이 강의실을 벗어나 세계를 향하고 있다. 강의 중심의 전통적인 수업 방식에서는 다룰 수 없었던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 체험을 늘리고 실용적 공학기술을 사회봉사와 연계해 실제 적용하는 커리큘럼이 늘고 있다. 한밭대 공학설계 동아리인 ‘어프로텍’은 지난해 6월 아프리카 차드를 방문해 ‘사탕수수를 활용한 숯’을 만들어 현지적용 실험을 마쳤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차드 지역처럼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에 직면해 있어서 공학 기술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탕수수숯처럼 저비용에 실용성이 고려된 제품이 개발돼야 한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었다. 한동대 공대생들 역시 지난 1월4일부터 태국에서 온수난방시스템과 흙건축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지에서 공학 봉사를 펼치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는 필리핀에서 현지조사를 거쳐 봉사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같은 활동은 공학교육인증제 도입 이후 활성화되고 있다. 공학교육인증제란 개별 공과대학 학위 과정에 인증을 부여해 해당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이 산업체의 요구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보장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는 2001년부터 인증을 시작해 각 학교별로 설치된 공학교육인증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홍성욱 한밭대 교수는 “인증제가 도입되면서 기술설계 과목을 일정 학점 이상 편성하고 관련 과목을 필수로 두는 것이 공대의 전반적인 문화가 됐다”며 “여기에 공학교육혁신센터의 지원이나 ‘현장교육’ 중심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인증제가 요구하는 공대 졸업생들이 졸업시 달성해야 하는 학습성과는 총 12개. 이 중 ▦공학적 해결방안이 세계적∙경제적∙환경적∙사회적 상황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지식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와 국제적으로 협동할 수 있는 능력 등은 전통적인 공학교육을 통해서는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과 암기 위주의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 의미 있는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성을 염두에 둔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하게 하는 게 교육공학인증의 목표다. 따라서 졸업 후 맞닥뜨리게 될 현실세계 문제들과 유사한 문제해결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초실무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성조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공학교육인증 졸업생들을 채용시 우대하는 기업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는 현장성과 실용성을 우선하는 공학교육인증제 도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공학교육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학은 모두 63개 대학으로 전공 기준으로 약 500여개의 프로그램이 공학교육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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