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논술 교육의 의미와 중요성

논술 교육의 근본 목적은 학생들을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으로 키우는 것이다. 주체적인 사람은 자기 주장만 강변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권위를 맹종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삶과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다른 이들이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을 내렸는지 먼저 정확하게 알아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함으로써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지향한다. 주체적인 사람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 논리를 정확히 알아보고 그것의 타당성과 의의ㆍ한계를 자신의 관점에서 따져보는 비판적 음미 과정을 거친다. 그런 다음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들로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 주체성은 사회적 차원에서 보면 개성과 차이의 존중, 다양성의 공존, 더 나아가 집단적 창의성으로 열매를 맺는다. 다른 한편으로 창의성은 기존의 당연한 것,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의 밑바탕을 파고드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것의 불합리성이나 한계를 발견하고 그것에 대해 다각적으로 다르게 접근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결국 창의적인 인간은 기존의 고정관념이나 불합리한 억압, 금기를 깨고 진지한 문제 의식과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삶을 기존의 사회나 타인이 규정하는 대로 주어진 틀에 맞춰 살지 않는다. 자신의 고유한 인생관과 가치관에 따라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인생을 개척하면서 즐겁고 보람되게 살아간다. 논술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꾸준한 독서, 진지하고 치열한 사색과 성찰, 다른 사람과의 열린 대화와 토론, 부단한 조리 있는 글쓰기나 말하기 훈련을 유도하고 가능하게 한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논술고사의 이러한 근본 취지를 올곧게 살리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우선 대학 측은 논술ㆍ구술고사를 채점이 편하고 객관성 확보가 쉽다는 이유로 수학ㆍ과학ㆍ영어 등 교과목별 지식 평가로 전락시키자는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된다. 공교육의 교과 과정을 바탕으로 하되 학생의 개인적 학력 성취도를 평가하면서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내용의 시험을 치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와 학부모는 학생들의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수업 부담을 줄이고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을 길러낼 수 있는 교육 여건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교사는 교과수업이 논술적인 방법과 과정을 거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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