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경제는 깜깜한 밤 불안감이 침체 부채질"

국회 '한국의 경제회생, 언제 가능한가' 포럼

"한국경제는 깜깜한 밤 불안감이 침체 부채질" 국회 '한국의 경제회생, 언제 가능한가' 포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우선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경제회생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20일 '한국의 경제회생, 언제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과 민관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경기회복세와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침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현재의 거시경제정책 확장(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 대표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은 현 한국의 경제상황을 '캄캄한 밤'에 비유했다. 정 의원은 "한밤중에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닌 것 같은데 문제는 지금이 (동이 트기를 기다리는)새벽 3시가 아닌 (어둠속으로 빠져드는)밤 10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축사를 통해 "성장ㆍ투자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의 변화를 볼 때 우리 경제가 일본의 1990년대 이후 장기침체 때와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일관성 유지와 노사관계 안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와 관련,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정치권의 노력에도 경제회생 성과가 미흡한 것은 기업생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명분만 그럴싸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과도한 정규직 보호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규정하고 고용과 임금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운동에 대한 걱정이 없어져야 기업들이 인력채용과 정규직 전환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우울증에 빠진 것이 '침체된 내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내수침체 탈출을 위해 필수적인 소비 회복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다"며 "지난 1980년 9월에도 지금처럼 수출호조가 경기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소비와 설비투자로 이어지지 않아 1년 만에 경기후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팀장도 "GDP대비 민간소비 비율은 2002년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내수부진이 미래 성장잠재력에 대한 경제주체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임지원 JP모건 서울지점 상무도 "악성 가계부채 문제는 저소득층에 국한되지만 소비자 체감지수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7-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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