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애니메이션산업 위기 봉착

수출활황등 황금기 불구 저임으로 인재이직 늘고<BR>작품 질적수준도 떨어져

전세계 애니메이션시장이 급신장하면서 일본 업계가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저임금에 따른 열악한 제작환경, 자금력의 부족, 다량제작에 따른 질적수준의 저하 등 여러 가지 문제점에 봉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일본의 이른바 ‘아니메’ 산업이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어두우며 심하면 제작인력의 고갈로 산업 공동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은 마니아 등 일부 계층의 관심을 끄는 데 불과했으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작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2003년 오스카상을 받으면서부터 국제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해 수출효자품목으로 급부상했다. 2002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국수출액은 43억6,000만달러로 철강제품 수출규모를 추월했고, 일본 국내적으로도 75년 46억엔에서 2004년에는 1,912억엔(19억달러)으로 30년새에 40배로 팽창했다. 그러나 이같은 화려한 외면과 달리 정부나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의 장기전망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덴츠(電通) 연구개발센터의 후지 유시히코 부소장은 애니메이션에 들어가는 그림을 수작업으로 그리다보니 많은 인력을 사용해야 하는 영세적 구조 때문에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우주소년 아톰 시리즈물로 유명한 테즈카 프로덕션 관계자에 따르면 전형적 21분짜리 TV시리즈물의 경우 100여명이 달라붙어 석달~석달반이나 집중적으로 작업해야 완성하는데, TV사가 사들이는 가격은 900만~1,000만엔으로 제작원가 1,300만엔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원본제작업자가 판권을 갖고 있는 경우는 추가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다른 영세업체들은 판권까지 모두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생존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 일본내에만 430여 업체가 난립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계약조건이 매우 불리한 것도 문제다. 업계의 현실이 이렇다 보니 역량있는 젊은 제작관계자들이 수입이 좀 더 나은 비디오게임산업으로 옮겨가고, 업체는 제작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국이나 필리핀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다. 업계는 현재 제작물량의 70%가 이들 아시아 국가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이런 추세라면 일본내 제작인력 부족으로 산업이 공동화될 위기에 놓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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