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로 사망한 소아환자의 주된 사망원인이 뇌병증과 심근염이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신수연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논문 '한국 소아 신종 인플루엔자 중환자 역학'에 따르면 지난해 6~11월 신종플루로 사망한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환자 14명 가운데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해 발생하는 '뇌병증'과 심장근육에 염증이 생긴 '심근염'이 원인인 사례가 각각 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오는 10~13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되는 '제 20차 유럽 임상 미생물 감염병 학회(ECCMID)'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뇌병증ㆍ심근염으로 사망한 소아환자의 경우 간기능수치인 에이에스티(AST)의 상승과 혈소판수치의 감소가 의미 있게 나왔다는 것이 신 조사관의 설명이다.
이번 역학조사는 신종플루에 걸린 소아청소년 중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사망자 14명에 대한 원인조사가 이뤄졌다.
신 조사관은 "계절성 인플루엔자도 뇌병증이나 심근염을 일으키나 신종플루에서 빈도가 더 높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신종플루 소아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물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가 앞으로 소아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조사관은 또 "신종플루 소아 사망자의 경우 간기능수치와 혈소판 변화가 의미 있었던 만큼 혈액 검사결과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종플루 환자의 60~70%가 소아청소년 연령대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소아환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