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의 주식 내부거래를 파헤치고 있는 프리트 바라라(43ㆍ사진) 맨해튼 연방검사가 월가 저승사자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시사지 타임은 '이 남자가 월가를 급습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바라라 검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미국을 짓눌렀던 지난 2009년 8월 맨해튼 연방검사에 취임한 그는 '월가의 탐욕'을 뿌리뽑는 데 주력해왔으며 기업의 정보를 빼내 불법적인 수익을 거둔 월가의 내부거래 수사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는 최근 델 컴퓨터의 내부정보를 빼내 주식을 사고팔아 6,180만달러의 부당이익을 챙긴 헤지펀드 관계자 7명을 기소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기소 대상에는 레벨글로벌인베스터의 헤지펀드매니저 앤서니 치어슨, 시그마캐피털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 존 호바스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내부거래 혐의로 11년을 선고받은 헤지펀드계의 거물 라즈 라자라트남, 전 맥킨지 최고경영자(CEO) 라자트 굽타, 전문가 네트워크 프라이머리글로벌리서치의 제임스 플레이시먼 등도 그에 의해 법정에 세워진 유명 월가 인물들이다. 그는 수사를 진행하면서 도청을 사용하고 정보원을 회의에 잠입시키는 등 강력범죄에나 적용되던 수사기법을 동원해 월가에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바라라 검사는 현재까지 내부거래 혐의로 63명을 기소했으며 이 가운데 57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6명은 재판에 계류 중이다. 단 한 건의 패배도 없는 완벽한 승리다.
타임은 바라라 검사가 주도하고 있는 내부자거래 수사를 1980년대 이후 월가에서 세번째의 대형 수사라고 평가했다. 첫번째는 1987년 루돌프 줄리아니 연방검사가 수사했던 정크본드의 제왕 마이클 밀켄과 이반보스키 사건, 두번째는 엘리엇 스피처 뉴욕검찰총장이 지휘했던 기업회계 스캔들 수사를 꼽았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바라라가 사건을 잘 선택하고 있다"며 "거물들을 기소하게 되면 큰 범죄 예방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바라라 검사는 1일에는 2008년 주택시장이 붕괴되는 와중에 자신들의 보너스를 챙기기 위해 보유 중인 모기지 채권의 가치를 허위로 부풀린 혐의로 크레디트스위스의 전직 임원 3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시장 붕괴의 단초가 됐던 모기지 채권과 관련된 범죄행위에 대한 첫 기소로 월가의 그릇된 탐욕에 대한 그의 수사가 한층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인도 펀잡 지방 출신으로 미국으로 2세에 건너와 뉴저지에서 자란 바라라 검사는 하버드대와 컬럼비아 로스쿨을 나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를 연방검사로 강력히 추천했다. 타임은 바라라 검사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인사들과도 상당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인도계 미국인 최초로 법무부나 법원의 최고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