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방울,BOA 자금회수로 위기/기업 현지금융 “부도뇌관”

◎자금난 소식에 만기전어음 돌려/현재 4백억불 규모… 통제책 시급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 외국은행에서 직접 빌린 현지금융이 기업부도 사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기업 현지법인의 해외 현지금융 규모가 현재 4백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나 이에 대해 아무런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어서 외국은행들이 현지금융 회수에 나설 경우 속수무책으로 기업들이 쓰러질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0일 쌍방울그룹이 최종부도직전까지 갔던 계기는 외국은행이 해외현지법인에 빌려준 자금을 만기 이전에 회수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은행의 현지금융 상환 요구로 인해 부도위기에까지 몰린것은 쌍방울이 처음이다. 그동안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상환유예 등을 통해 갱생의 기회를 주어왔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은행들이 자금회수에 나설 경우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게 입증된 셈이다. 쌍방울그룹의 모기업인 (주)쌍방울은 지난 9일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서울지점이 제일은행 역삼지점에 돌린 90억2천만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부도처리됐다가 10일 하오 늦게 BOA의 어음회수로 가까스로 부도를 면했다.<관련기사 3면> BOA 서울지점이 이날 교환회부한 어음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BOA 본점이 (주)쌍방울의 현지법인인 쌍방울USA와 쌍방울 인터내셔널에 각각 8백만달러, 2백만달러씩 빌려준 자금에 대해 (주)쌍방울이 지급보증을 서면서 제공한 견질어음이다. BOA 본점은 지난 1일 쌍방울개발이 1차부도를 내자 쌍방울개발에 4천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선 (주)쌍방울에 대해 즉각 자금회수에 나서 7일 쌍방울측에 대출상환을 요구하고 9일 견질어음을 교환에 돌렸다. 특히 지난 4일부터 국내 종금사들이 쌍방울에 대한 자금회수를 유예한다는 결의를 했고 쌍방울이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 BOA 서울지점이 이같은 국내의 움직임을 본점측에 전하고 자금회수를 연기해주도록 설득했음에도 본점에서는 대출회수를 강행할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관계자들은 『BOA의 대출회수는 외국은행 입장에서 볼 때 당연한 것』이라며 『현지금융을 이용하는 기업이 자금난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질 경우 외국은행의 대출회수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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