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판 '잃어버린 10년' 가능성" 경고 줄이어

물가하락→소비위축→기업실적악화→고용감소 악순환 우려<br>FRB 추가 금리인하 시사불구 "특단책 없으면 방어 쉽잖을것"


"미국판 '잃어버린 10년' 가능성" 경고 줄이어 물가하락→소비위축→기업실적악화→고용감소 악순환 우려FRB 추가 금리인하 시사불구 "특단책 없으면 방어 쉽잖을것" 뉴욕=권구찬 특파원 chan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미국 경제가 최악의 경제침체 시나리오인 '디플레이션(deflation)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직면했던 미 경제가 바닥 없이 추락하는 주가ㆍ부동산 등 양대 자산 가격하락과 국제 원자재가격 폭락이 소비침체와 결합하면서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발생했던 디플레이션 징후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버블 붕괴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가 월가를 초토화시킨 데 이어 실물경제 위기로 비화되면서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는 디플레이션까지 향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플레이션에 직면했음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소비자들이 앞으로 얼마나 주머니를 열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구매력 감소로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디플레이션은 좀처럼 치유가 어려워 대개 장기 불황으로 연결된다.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면 물가하락→소비감소→기업실적 악화→고용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경기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제로로 떨어질 수 있다"며 "실질금리가 제로 또는 그 이하로 떨어져도 소비침체는 현재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장기불황을 예고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한걸음 더 나아가 "미 경제는 몇년간의 고난을 겪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잃어버린 10년'을 앞두고 있다"며 일본식 불황을 경고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TIPSㆍ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와 일반 재무부채권(TB)과의 스프레드(10년물 기준)는 19일 뉴욕시장에서 0.38%포인트를 기록, 1999년 데이터 축적 이후 가장 좁아졌다. 금리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졌다는 의미로 통상 이 스프레드는 2%포인트가량 유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 지표를 물가상승 추정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재무부채권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3개물 국채 수익률은 0.06%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디플레이션 공포에 주식과 부동산ㆍ원자재 등 주요 자산가격 하락을 우려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는 것이다. 캔터피츠제럴드의 수석 채권 트레이더는 "시장의 테마는 디플레이션"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제로가 될 때까지 달려들 듯하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도널드 콘 FRB 부의장은 이날 공개석상에서 이례적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연방기금 선물금리는 이날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오는 12월 중 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했고 심지어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2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정책 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디플레이션 방어가 쉽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대공황 시절 장기국채 금리를 내려 강제적으로 소비를 유도했으나 신용경색이 만연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돈을 아무리 찍어내고 금리를 제로까지 떨어뜨려도 유효 수요를 늘려 소비를 자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과 가계는 은행 돈 빌리기조차 어려운 게 미 금융시장의 현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디플레이션으로 물가가 내리면 소비자는 좋아할지 모르지만 경제에는 재앙"이라며 "기준금리가 1%인 현 상황에서 금리처방은 역부족이며 특단의 경기부양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만7,000명 증가한 54만2,000명으로 1992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용어설명 디플레는 인플레 반대개념…경기침체로 물가하락 지속 인플레이션(inflation)에 대한 우려로 한 해를 시작한 우리 경제에는 지난 수개월간에 걸쳐 리세션(recession),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디프레션(depression), 디플레이션(deflation) 등 경기에 관련된 용어들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 가장 헷갈리는 개념은 침체를 의미하는 리세션과 디프레션. 통상 똑같이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하지만 리세션은 경기가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과정을, 디프레션은 경기가 침체된 국면을 나타낸다는 차이가 있다. 전자가 경기하강의 '과정'이라면 후자는 악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디프레션과 혼동하기 쉬운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의 반대개념으로 불경기에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언뜻 소비자에게 이롭게 들리지만 물가가 하락하면 투자나 소비가 미뤄지기 때문에 경기를 한층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스짹柳戮抉?stagnationㆍ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을 합성한 단어로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에 물가는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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