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1월 30일] 신흥국 시장 공략하려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를 주도하던 선진국이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제 및 정치적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직격탄을 피한 신흥국들이 새로운 경제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얼마 전에 끝난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이다. 이제 명실상부한 국제협력체제로 부상한 G20에는 기존 G7과 유럽연합(EU) 이외에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12개국 가운데 호주를 제외한 11개국이 모두 신흥국이다. 경제·문화·역사 심층이해 필요 G20에 속한 신흥국 11개국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6.8%의 고성장을 지속해(기존 선진국은 2.2%) 향후에도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 지형의 변화와 함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신흥국의 역할 변화이다. 그동안 신흥국은 세계의 공장과 자원공급처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신흥국의 자원과 노동력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계 시장으로 팔려나가 위기 이전의 경기호황을 뒷받침해왔다. 하지만 위기 이후 신흥국의 역할이 크게 바뀌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뉴스위크지에 'Made for China'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위기 이후 구미시장의 침체로 명품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맞는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는 기사이다. 명품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최대의 자동차와 TV시장으로 부상하였고 최신 정보기술(IT)제품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애플매장에는 '중국 고객은 항상 옳다'는 메시지가 걸려있고 직원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설계하고 중국을 위해 만들었다'는 문구가 중국어로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다. 이제 신흥국시장을 도외시하면 애플 같은 선진기업조차 생존이 불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은 어떻게 신흥국시장을 공략해야 하는가. 먼저 신흥국시장에 대한 '심층 이해'가 필요하다. 신흥국시장의 공략에 앞서 이들 시장에 대한 경제적 특성뿐 아니라 역사ㆍ문화ㆍ사회구조, 나아가 철학적 기반까지 철저하게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지사정을 모르고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는 한국 제품만의 '차별화'다. 신흥국 공략은 우리만이 전략이 아니다. 위기 이후 전세계 국가와 기업들이 신흥국 소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다행히 신흥국 소비자들은 가격을 중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구미ㆍ일의 경쟁기업에 비해 중저가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제조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노하우를 활용해 가격대비 가치 있는 제품 만들기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 생산을 마지막 세 번째로 신흥국과의 '공영(Mutualism)'이 필요하다. 신흥국들은 아직 소득수준이 낮고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저개발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신흥국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신흥국시장 공략이 신흥국의 경제발전으로 이어지는 윈윈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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