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술계 뒷얘기 꽃피울 사랑방으로 초대합니다"

미술전문기자 이규일씨 '…미술사랑방' 펴내

이규일(66) 씨

“어느날 신문사내 기획기사 응모때 아이디어를 낸 ‘이당 김은호 화백의 일대기와 화단 이야기를 아우른 서화백년’이 계기가 돼 평생 미술계를 떠나지 못했다. 그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으며 그들의 말벗이 되고 친구가 됐다. 이 책은 머리로 깊이 생각하고 발로 열심히 뛰어서 만들었습니다. ” 평생을 미술전문기자로 지낸 이규일(66) 씨가 취재현장에서 발품을 팔아 건져올린 이야기로 ‘이규일의 미술사랑방’(랜덤하우스중앙)을 펴냈다. 이씨가 창간한 월간 ‘아트 인 컬처’에 2002년 11월부터 2년 간 연재한 글을 묶은 이 책은 화가와 수장가, 후원자, 화상, 미술 애호가들의 얽힌 이야기로 작품을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지금도 취재일선에서 활약 중인 이씨는 “그때 그때 미술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계기 삼아 취재해서 쓴 책이다. 보고 듣고 몸소 느낀 일들을 사랑방에 앉아 이야기하듯 재미있게 엮었다. 기자들께서 장거리 취재를 간다든지 따분할 때 뒤적거리며 봐도 좋을 것이고 기사에 필요한 글을 인용해도 좋을 것”이라면서 웃었다. 이씨가 구수한 입담으로 펼쳐놓은 글들에는 미술계 비화를 비롯해 역사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진솔하고 정감있게 녹아있다. 예술은 후원자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운 법. 저자는 어쩌면 자기 자신보다 화가와 작품을 더 사랑했을 후원자들로 이육록 화백에게 400여 점의 작품제작을 의뢰한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주, 청전 이상범의 그림을 전문적으로 수집한 예춘호전 의원, 양복점을 운영해 번 돈으로 2천여 점의 작품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료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인 이동근 씨,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의 보고로 꼽히는 삼성미술관 리움을 건립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자조정신'이라는 글씨 작품이 2003년 경매에서 한국 제일의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나 박 전 대통령에게 서예를 가르친 소전 손재형의 작품 값보다 비싼 4천만원에 낙찰됐다면서 취재를 통해 근ㆍ현대서예작품의 경우서예가들보다 명사들이 남긴 서예작품 값이 훨씬 높다는 점을 밝혀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 취미가 일찍이 대구사범학교 재학시절부터 시작됐다고 말하는 그는 “박 대통령은 휴일이면 청와대 2층 거실에 화구를 준비해놓고 그림을 그렸다”면서 그가 남긴 유화와 수채화, 스케치 등 30여 점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1968년 중앙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이씨는 중앙일보 주간부차장, 문화부차장, 호암갤러리 전문위원, 월간미술 부장과 주간 등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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