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강남·강북, '명품족'도 다르다

롯데百·갤러리아등 분석<BR>유행민감·폐쇄적 VS 당당하고 보수적

흔히 ‘전통부자’와 ‘신흥부자’로 구분되는 강북과 강남 지역의 부유층 소비자들. 명품 쇼핑에 있어서도 이들의 차이는 미묘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차이를 비교하기 좋은 곳이 강남 명품족들의 대표적인 쇼핑 장소인 갤러리아 명품관 EAST와 강북 유일의 명품 백화점으로 오픈 한 달을 갓 넘긴 롯데 에비뉴엘. 1일 이들 백화점의 해외명품 담당자들에 따르면 강북ㆍ강남 명품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서비스 선호에는 벌어질 듯 말 듯한 ‘1㎝’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강남과 강북 명품족들의 가장 큰 차이로 꼽히는 점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강북 소비자들에 비해 청담동, 압구정동으로 몰리는 ‘강남파’는 트렌드에 훨씬 민감하다는 것.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오일균 영업총괄팀장은 “강남 부유층은 변화를 쉽게 수용하고 트렌드에 앞서기를 원하기 때문에 신상품에 대한 반응이 유달리 빠르다”고 말했다. 겨울 바겐세일이 끝나는 1월 중순이면 매장의 절반 이상이 봄상품으로 바뀌고, 한겨울 날씨인 1~2월에 이미 대다수 소비자들이 봄 신상품을 구입한다는 것. 남들이 다 아는 브랜드보다는 가격과 상관없이 남과 다른 상품을 찾는 것도 ‘강남파’의 특성. 수입 멀티숍 제품을 좋아하고, 샤넬, 펜디 등 잘 알려진 정통 브랜드 중에서도 캐주얼한 ‘재미’를 추구하는 ‘크루즈 라인’을 찾는 소비자도 유독 많다. 반면 강북에서는 신진 디자이너보다는 인지도 높은 구찌, 버버리 등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적인 ‘믹싱’ 코디를 즐겨하는 강남과 달리, 한 브랜드로 코디를 통일하기 좋아하는 것도 강북 명품족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강남과 강북을 대표하는 백화점측이 제공하는 VIP서비스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에비뉴엘 해외명품팀 관계자에 따르면 강남에서는 프라이버시를 철저하게 보장하는 ‘폐쇄형’ 서비스에 주력하지만, 강북에서는 어느정도 ‘드러나는’ 대접을 제공한다. 끼리끼리 어울릴 수 있는 ‘살롱형’ 서비스도 강북의 특징. 에비뉴엘은 멤버들의 공용 공간인 멤버스 클럽에서 ‘퍼스널 쇼퍼’ 서비스를 받고 사적인 모임까지 열 수 있도록 했지만, 갤러리아 EAST의 ‘퍼스널 쇼퍼 룸’은 이용 고객이 다른 사람과 마주치치 않도록 건물 밖에 입구가 별도로 있고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철저한 고객별 ‘독립 공간’이다. 에비뉴엘이 특수 고객들에게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눈에 보이는 대접 가운데 하나. 업계 관계자는 “의상실 문화에서 점차 해외 명품을 수용하기 시작한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 등지의 강북 부유층이 클래식한 제품과 맞춤식 서비스를 선호한다면, 청담동 등의 강남 명품족은 패션성을 추구하는 일상화인 쇼핑으로 명품을 사들이는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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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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