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12월 1일] 수출기업의 저력을 기대하며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세계경제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100년 이상 된 세계적인 투자은행이 쓰러지는가 하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의 빅3 자동차회사마저 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으나 악화된 여론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유럽 등 선진국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후 최초로 미국ㆍ유럽연합(EU)ㆍ일본의 동시 마이너스 성장을 경고하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30개 회원국의 내년도 평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4%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우리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금융시장은 더욱 출렁이고 있다. 환율은 가파르게 올라 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환헤지를 했던 기업들의 시름은 날로 커지고 주가는 지난해 최고점이었던 2,000선이 반토막난 지 오래다. 게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채뿐만 아니라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까지 연기되는 등 국내 외화 유동성 사정은 점점 악화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이러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물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다져진 한국경제의 기본체력과 2,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놓고 보았을 때 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가 선진국 경제마저도 휘청거리게 할 정도의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는 점, 우리 경제도 진앙지인 미국에서 문제가 된 과도한 부동산대출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금융위기로부터 안전지대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간 국내 경제는 아시아 외환위기,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카드대란을 거치면서 이미 내수기반이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공격적인 수출을 통한 성장을 유지해왔다. 2007년 국내총생산(GDP)의 61.3%를 수출이 차지한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따라서 수출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다. 지식경제부의 월별 잠정 수출실적을 보면 11월의 경우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3%나 감소해 우리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인 수출동력마저 자칫 꺼져버리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사그라지는 수출동력에 다시금 불을 지핌으로써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한국경제의 성장성을 확보해야 할 때다. 하지만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의 경우 그 파급 지역이 국지적이었고 우리나라를 제외한 선진국 및 개도국 모두 건실한 성장세를 보였기에 우리 수출의 빠른 성장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위기가 거의 모든 지역으로 파급되고 있어 수출시장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수출동력의 재점화를 위해서는 우선 산유국, 저개발국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시장은 신용거래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해 대금미결제 위험 등 제약요인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수출보험 등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다면 보다 안전한 시장공략도 가능할 것이다. 적극 시장개척·경제외교 병행을 이와 더불어 국가 차원의 민관합동 경제외교를 추진함으로써 국내 기업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선박ㆍ기계ㆍ플랜트 부문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시 다수 경제사절단을 동반해 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현재 전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도 연일 환율ㆍ금리ㆍ주가가 출렁이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년 전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재앙을 전국민적 단합으로 이겨냈던 저력을 되살려 다시 한번 수출 성공시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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