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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법정관리 신청] 대주단 "신뢰 깨졌다" 당혹

만기연장 합의중이었는데…

은행과 제2금융권으로 구성된 삼부토건 대주단은 “대기업이 또다시 채권단과의 신뢰관계를 깨는 일이 벌어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삼부토건은 부사장과 경영기획실장을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급파해 총 4,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연장을 논의하고 있었다. 대주단 일부 금융사들은 이미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에 대한 대출을 만기연장해주기로 결정하고 나머지 채권단들을 설득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부토건과 대출 만기연장을 위한 담보 제공에 대해 협의하고 있었다”며 “법정관리 신청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내일까지 기다려볼 계획이었는데 (상황이 이같이 돼서)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대주단의 한 관계자는 “일부 채권단이 담보 제공을 요구한 서울 강남의 르네상스서울호텔은 자산가치만 1조원가량 되는데도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으면 보통 3개월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법정관리의 합당성 여부를 심의하게 되는데 이 기간에는 법원의 재산보전처분 결정이 효력을 발휘하게 돼 법정관리가 종종 부실기업의 ‘시간벌기 작전’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5,295억원, 기타 PF론 4,250억원 등 총 9,545억원의 PF보증채무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모두 우발성 채무로 언제 부실화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기업들의 ‘나몰라식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엄격한 신용평가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부토건 오너들이 남우관광과 보문관광 등 부동산 관리 계열사들을 유지하기 위해 삼부토건을 버린 것”이라며 “이 같은 모럴해저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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