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올 무역 1조弗 달성 짙은 먹구름


재정위기 불똥 수출전선 10월부터가 걱정 2008년 리먼 사태때 두달뒤 직격탄…무역 1조달러 달성도 빨간불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파장이 올 들어 고공행진을 거듭해온 국내 수출전선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아직까지 수출전선에 이상징후가 발견되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후 2개월 뒤에 수출이 급락한 점에 비춰볼 때 오는 10월 정도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우리나라가 목표로 삼고 있는 무역 1조 달러 달성 전략에도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1조 달러 달성이 무난한 것이라는 당초 장밋빛 전망에서 낙관만은 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미국 재정위기에 따른 국내 수출 동향과 관련해 “아직까지 해외 바이어의 구매 해지 등의 보고는 있지 않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오는 4ㆍ4분기 정도에는 악영향이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의 재정위기 파장이 최근 금융시장에 이어 실물경기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부터 한EU FTA가 발효했지만 7월 한달 동안(29일까지) 대 유럽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었다. 현재 미국 시장은 국내 기업들의 직접 수출 비중은 10% 정도다. 하지만 중국을 통한 우회 수출 물량도 10% 정도를 차지해 실제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보더라도 수출에 미치는 시차는 2개월 정도가 걸렸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 국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한 377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역시 증가율은 약화됐지만 전월 보다 증가한 378억 달러에 달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8년 11월에는 섬유와 자동차 IT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감소하면서 월간 수출금액이 292억 달러로 급감한 바 있다. 따라서 이 같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이번 재정위기 파장도 그 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오는 4ㆍ4분기에는 우리나라의 수출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 성장세를 보면 공교롭게도 지난 2008년 리먼 사태가 발생한 때와 비슷하다. 지난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성장하면서 월간 기준으로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재정위기 사태는 정부가 올해의 수출입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무역 1조달러 돌파(수출 5,570억달러, 수입 5,280억달러)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당초 지경부는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오는 11월 중순께 사상 첫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30일 무역의 날에는 대규모의 국민보고대회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 하지만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뿐 아니라 수입까지 줄어들 땐 1조달러 돌파 행사를 연기 또는 최악의 경우 치르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제현정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재정위기 파장이 얼마나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지만 미국 등지의 소비심리가 생각보다 크게 악화될 땐 수출이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무역 1조달러 달성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