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소희 "아빠에게 영광을"

암투병하며 사흘내내 응원에 데뷔 첫승 보답

김소희가 ‘아빠 사랑해요(I ♡Father)라고 쓰인 티 셔츠를 입고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볼의 방향을 살피고 있다. /KLPGA제공

경기 내내 입을 꾹 다물었던 김소희(22ㆍ빈폴 골프)는 우승 퍼트를 마친 뒤에야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폐암을 앓으면서도 사흘 내내 필드를 따라 돌았던 아버지 김주영씨와 포옹하면서는 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4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ㆍ6,368야드)에서 끝난 제4회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총상금 2억원). 올 시즌 정규투어에 데뷔, 이번이 2번째 공식 대회 출전이었던 김소희가 사흘 연속 선두를 지킨 끝에 프로 데뷔 첫 승을 일궜다. 김소희는 이날 2언더파 70타를 보태며 마치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 한때 턱 밑까지 추격해 왔던 김주미(20ㆍ하이마트)를 3타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상금 3,600만원을 차지했다. 이어 이날만 7언더파를 몰아친 중견 김희정(35)이 합계 9언더파로 3위를 기록했고 전날 2위였던 이정은(27ㆍ하이마트)이 조미현(24)과 함께 8언더파 공동 4위를 이뤘다. 이날 김소희는 암 투병 중이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따라 돌아 준 아버지에게 보답하듯 온 신경을 집중해 플레이했다. 왼쪽 가슴에 ‘I ♡ Father’라고 수 놓은 티셔츠를 입고 나온 김소희는 3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기세 좋게 선두를 질주했으나 4번 홀과 6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그 사이 먼저 출발한 김주미가 전반에만 버디3개와 이글 1개로 5타를 줄이면서 바짝 추격해와 위태로워 보였다. 김주미는 지난해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거머쥔 저력이 있기 때문에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그러나 소리 없는 응원에 힘을 얻은 김소희는 8번 홀과 11, 12번 홀에서 버디를 뽑으며 다시 기세를 살렸고 16번홀 보기도 17번홀 버디로 상쇄하면서 우승고지까지 줄달음질 쳤다. 신예 김소희는 위기의 순간에도 얼굴에 동요하는 빛이 없었으며 파3의 17번홀에서는 5㎙가량 되는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를 떨구는 등 차세대 스타임을 입증했다. 한편 김소희의 소속사인 빈폴 골프는 김소희와 아버지의 이야기가 관심을 모으자 ‘I ♡ Father’라고 수 놓은 티 셔츠를 입혀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빈폴 골프는 지난 달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송아리에게 18세 생일에 맞춰 ‘I’m 18 and excited’라고 쓰인 티 셔츠를 입게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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