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천안역 주변 교통난… 갈수록 시들/한화 텃밭 신도심 뉴코아·대우 등 공략 채비/고속철역 중심 서·북지역 독자 상권 분화천안지역 주민들은 올초 천안과 아산일대 1천만평 규모의 신도시가 들어 선다는 정부 발표에 마음이 한껏 부풀어 있다. 이미 정부가 7대 광역권개발계획의 첫 단계로 아산만개발계획을 내놓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개발일정이 나오자 기쁨을 감추지못하는 분위기다. 신도시 개발이 가장 유력시되는 지역은 아산시 탕정면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1천만평 규모로 개발될 예정인데 면적으로 보면 분당신도시의 2배가까이 되는 것이다. 신도시와 함께 독립기념관 인근에는 50만평규모의 세계적인 첨단영상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으로 있다.
충남도에서는 올초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대표단을 구성하고 지난해말 미국 워너브러더스사와 독립기념관 인근에 대규모 첨단영상산업단지를 조성하는데 합의했다.
충남도와 워너브러더스사는 이곳에 애니메이션산업단지와 영상산업연구소, 부품공장, 주거 및 휴양복합단지 등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벌써부터 아산시 탕정면 일대에 대규모 공단조성을 계획한 바 있다.
2조원을 투자, 60만평규모의 테크노콤플렉스인 삼성전자공단을 조성하고 1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연간 매출 8조원의 사업을 펼치겠다는 청사진으로 주민들의 도시개발 의욕을 강하게 부추기고 있다.
독립기념관 인근의 천안시 목천면 운전리와 성남면 용원리 일대 22만4천여평의 대지에는 대규모 관광지가 들어설 계획.
도건설 종합계획심의회는 지난 4월 준농림지역이던 운전리와 용원리 일대를 준도시지역으로 변경하고 관광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허가했는데 이 지역 온천수 성분이 탄산수로 섭씨 27∼30도를 오르내려 온천관광지로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천안 변모의 기폭제가 될 것은 고속전철이 천안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전철역이 개설될 경우 서울서 천안까지 25분이면 도착하는데 전철역이 들어설 아산시 지역을 천안으로 편입하는 문제를 놓고 양측 주민들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속전철역이 개설될 경우 천안과 아산의 공동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이론이 없다.
사실 천안과 아산은 지역적으로 떼어 놓을 수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마치 과거 한 도시였던 것을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천안상권 역시 아산지역 주민을 의식하듯 중앙상권이 아산시와 밀접한 지역에 형성돼 있다.
과거 천안역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남동지역 상권이 아산 방면인 신부동지역 중앙상권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고 신도시 개발계획이 확정되자 아산과 밀접한 서쪽지역에 고속전철역을 중심으로 한 서천안상권, 북쪽지역에는 신도시를 중심으로한 북천안상권이 새로 형성되는 등 천안 및 아산 모두를 의식한 상권변모가 급속히 전개되고 있다.
반면 천안역이 있는 주변 남동지역상권은 도로 협소에 따른 교통체증문제로 상권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중.
현재 시민들로부터 가장 각광받는 상권은 신부동을 중심으로 새로 형성된 중앙상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천안지역 유일한 백화점인 한화백화점 천안점을 비롯 의류 등 각종 생활용품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한화백화점은 면적 3천4백48평의 매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며 95년에는 전년대비 30.4%의 매출신장률을 기록, 효자점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규 점포가 잇따라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중앙상권이다.
뉴코아백화점은 쌍룡동에 연면적 2만9천4백35평, 영업면적 1만5천9백95평, 지하 7층·지상 14층규모의 할인점 킴스클럽과 복합된 매머드백화점을 지으려고 현재 시측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대우 역시 쌍룡동에 연면적 3만9천5백평, 영업면적 2만2천8백70평, 지하 5층·지상 16층규모의 매머드 「대우쇼핑몰」을 짓고 그 안에 쇼핑센터·호텔·극장 등을 입주시킬 계획으로 있는데 착공을 앞둔 현재 교통영향평가를 심의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부동에 있는 한화백화점은 지역 1번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제 2의 한화백화점 부지를 물색 중에 있다.
현재 종합버스터미널을 장기 임차, 백화점 영업을 하고 있어 자사 소유의 본격적인 백화점건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새로운 백화점들이 들어설 경우 중앙상권은 천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주변인 성거읍과 입장면 지역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농수산물물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농수산물 물류난을 타개키 위해 4백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대지 3만5천평, 건평 1만평 규모의 농수산물물류센터를 오는 98년 3월 개장할 계획인데 물류센터가 개설될 경우 각종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 등이 연간 20만여톤씩 거래될 것으로 보여 천안상권 팽창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은 현재 인구 33만여명의 중소 도시다.
그러나 고속전철역 신설 등 잇따른 도시개발로 인구유입 현상이 가속화돼 오는 2000년에는 인구 1백만의 대도시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도시와 기술공단 건립, 신규 유통업체 증설 등으로 인해 충남지역 최대 도시의 위치를 차지하고 계속된 상권분화현상을 불러 일으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이강봉>
◎인터뷰/한화유통 최기호 천안점장/“대형 쇼핑시설 크게 부족 고급상품으로 영업 승부”
얼마 전까지 천안지역은 대형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소도시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주변곳곳이 신도시·산업기술공단 등으로 재개발되면서 충남지역에서 가장 각광받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예측한 듯 한화유통은 지난 90년 지역 유일의 백화점인 천안점을 개점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최근 들어서는 매출신장률이 30%를 넘어서는 등 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
백화점영업을 총괄하며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최기호 천안점장(44)을 만나보았다.
―천안상권의 전망은.
▲얼마 전까지 천안지역 일부 시민들이 할인점을 보기위해 평택 킴스클럽으로 가는 사례까지 있었다. 천안지역에 점포개발이 그만큼 낙후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개발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고 도로망 역시 확충되고 있어 천안지역 고유의 상권이 형성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급속한 상권발전이 예상된다.
―천안시 인구가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2000년까지 1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너무 많은 것같고 적어도 60만명은 넘어서지 않겠느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천안과 아산이 한 도시로 결합될 경우 1백만명은 충분히 넘어선다.
―천안점의 영업전략을 소개하면.
▲철저한 백화점 영업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천안에 쇼핑시설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고급상품을 많이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가 들어오면 경쟁이 필연적인데 대책은.
▲나름대로 지역 1번점의 자리를 지키기위한 점포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천안상권에 대형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점포가 신규 개설될 경우 어려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2∼3개 정도의 신규점이 들어서는 것이 적정선으로 보인다.
천안 태생인 최 점장은 한화그룹에서 기획조사팀장·점포개발부장·잠실 사업부장·수원점 오픈팀장 등을 거친 후 지난해말부터 천안점장을 맡고 있다. <이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