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형 금융사고 주범은 우량직원?

최근 국내 CD 위조등 우수직원들이 저질러<br>"일몰두하는 동료 조심" 은행권 우스갯소리도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의 대부분이 평소에 불만이 많았던 직원보다는 근무시간을 넘기면서 일에 몰두하는 ‘우량직원’이라는 설이 금융가에 돌고 있다. 지난 94년 200년 전통의 영국 최고 금융기관 베어링그룹을 파산으로 몰아간 닉 리슨은 싱가포르 지사에서 닛케이지수 선물투자를 하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는 성실함으로 수천만달러의 이득을 올리며 베어링그룹 내 최우수딜러로 뽑혔던 유망주였다. 문제는 팀원의 실수로 적지않은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몰래 스스로 막으려다 오히려 초대형사고를 쳤던 것. 일본 다이와은행의 뉴욕지점에서 11억달러의 누적손실을 무려 10년 이상 숨겼다가 95년 발각, 일본 금융가를 발칵 뒤집었던 이구치 도시히데 트레이더도 부인과 이혼을 하면서까지 회사일에 올인했던 인물이다. 최근 수백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를 횡령한 시중은행 직원들 역시 평소에 근면하고 책을 잡힐 일이 거의 없었고 우수직원으로 뽑히기도 했다는 얘기다. 은행권에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지나치게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조심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고 있다. 금융사고를 낸 이들의 공통점은 ‘출근이 빠르고 퇴근은 늦다. 남들보다 업무에 열심이며 야근도 빈번하다. 휴가ㆍ휴일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은행 감사들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우수직원들이 일으키는 금융사고에 대해 딱히 대처할 만한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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