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회장·부회장 귀국

외환銀 헐값매각·탈세의혹 관련 여론무마 보따리 풀 가능성<br>사회발전기금 1,000억·7,250억국내銀 예치등 <br>19일 관계자 소환 앞두고 정부측과 접촉 관측도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이 18일 오후 5시56분 도쿄발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론스타 미국 본사의 존 그레이켄 회장과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18일 오후4시와 오후5시56분 런던과 도쿄발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이들이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벌일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는 가운데 론스타 최고경영진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입국한 것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논란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한국 국민에게 해명할 기회를 갖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쇼트 부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대답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이곳에서 얘기할 수 없다"고만 말한 채 입국장을 빠져나가 서울로 향했다. 그는 그러나 "입장(statement)이 준비되면 그때 밝힐 것이고 모든 것은 기자회견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해 조만간 론스타 탈세 의혹 및 사회발전기금 등에 대해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미국 텍사스주에서 작은 저축은행을 경영하다 91년 론스타를 창립한 오너 경영인이다. 하버드대 출신인 그는 횡령 등의 혐의로 론스타를 떠난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물론 유회원 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를 직접 발탁했으며 텍사스 금융사와 합작한 투자회사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켄 회장은 지난해에도 한국을 다녀갔지만 공식적으로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쇼트 부회장은 지난 3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자 계약(MOU)을 체결하기 위해 방한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이 사실상 론스타의 최고결정권자라는 점에서 이번 방한기간 중 외환은행 매매차익 납세 여부 또는 사회공헌기금 납부 등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제시하는 등 한국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보따리를 풀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에서는 그레이켄 회장과 쇼트 부회장이 19일 중 재정경제부를 방문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론스타는 최근 쇼트 부회장 명의로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에게 보낸 팩스 서한에서 “외환은행 매각차익 중 1,000억원을 한국에 사회발전기금으로 기부하고 7,250억원을 과세 논란이 끝날 때까지 국내 은행에 예치해놓겠다”고 밝혔었다. 제일은행의 대주주였던 뉴브리지가 1조1,500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두고 2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낸 것과 비교하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4조5,000억원을 벌어 1,000억원의 사회발전기금을 내는 것은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세금납부보다는 사회공헌자금 형태로 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펀드의 속성상 물지 않아도 될 세금을 물었다가는 가입자들(회원)에게 경영진이 문책을 당하게 되므로 이익을 낸 곳에 기부금을 내는 형식이 미국 기업의 전통에 비춰 무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론스타의 두 경영진이 방한한 시점이 론스타 한국법인을 경영하는 유 대표가 20일 감사원에 소환되기 직전이라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 접촉해 타협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의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유 대표를 소환할 계획이며 론스타 측에서 이날 가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유씨 소환시 검찰 수사에서 론스타가 2003년 9월 금융감독위원회의 대주주 자격 인정 이전부터 승인 취득에 자신감을 보여온 것으로 드러난 점에 비춰 정부 당국에 대한 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외환은행과의 초기 접촉과정과 배타적 협상자로 선정된 절차, 외환은행과의 가격협상 과정 등은 물론 본격적인 협상 이전에 정보를 교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 측이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을 비롯, 국민은행 인사들을 만나는 것도 이번 방한 일정에 포함돼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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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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