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건설명품' 공짜로 얻을 수 없다

이 복 남 <한국건설연구원 선임연구의원>

누구나다 건설기술이 중요하다는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건설기술의 가치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오직 비용에만 관심을 둔다. 누구나 싼값에 양질의 상품을 갖고자 한다. 그러면서 품질은가격에 비례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유독 국내 건설공사에서만은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어느 시민단체가 국내 도로공사의원가가 2.6배 부풀려져 국민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주장이 옳다면 국내 도로공사비가 정말 정부예산의 40% 정도에서 가능할 것인가. 만약 국내 건설기업들이 이 가격에 공사를 완성할 수만 있다면 해외 도로공사 입찰에서 거의 싹쓸이(?)에가까울 만큼 해외 건설시장을장악할수있다. 해외 건설공사 이윤 폭이 1~2% 정도에서 극심한 가격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업체들은 국내 가격의 50%로도 중국 업체들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도로나 건축물 등 일반건설 부문에서 국내 기업들이 오래전에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일반적인상식이다. 인천공항과 송도 지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의 알려진 예상 공사비는 ㎞당 약1,000억원 안팎이다. 오는 2005년 10월경에 비슷한 조건에 있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연결하는 해상교량이 준공된다. 이 교량의 공사비는㎞당5,000억원을 훨씬 넘겼다고 한다. 인천대교 공사비보다 무려 5.25 배나 높다. 인천대교는 왕복 6차선, 오클랜드 교량은 왕복 10차선이라는 규모 외에도 품질과 성능, 그리고 기술에 차이가 있다. 건설상품을 완성하는 데 품질과 성능, 그리고 기술을 무시하고 단지 가격으로만 높다 낮다를 비교하는 것은 마치 브라운관 TV와 초박막형 TV를 동일한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언제까지 기술과 품질, 성능을 무시한 채 비용으로만 모든걸평가할 것인가. 기술의 가치를 무시한 채 비용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건설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부담은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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