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출 받을 변변한 담보도 없어 내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

[中企 '눈물의 세밑'] ■ 현장에선…


추운 날씨만큼이나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및 자금사정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지부진한 내수와 대외여건 악화로 대기업, 완제품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부품ㆍ장비 등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내년도 사업계획이 불투명해지며 돈줄이 말라붙은 업체들은 최소한의 운영자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TV 등 완제품의 세계시장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대기업에 LCD디스플레이 검사용 자재를 공급하는 A업체는 올 하반기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주거래처인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올스톱'된 탓에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했다. A업체 대표는 "자재 발주량이 상반기에 비해 반토막이 나 매출이 당초 계획보다 50억원 이상 줄어든 13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건비ㆍ공장유지비 등 고정지출 비용을 생각하면 내년에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깜깜하다"고 전했다. 최대 수요처인 유럽의 금융위기에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심각한 불황에 빠진 태양광 관련 중소업체 역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내 한 태양전지 제조기업에 제품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 B업체 역시 올해 납품사의 설비추가 계약이 무산되며 내년에 잡아둔 매출계획이 사라진 상태다. B업체 대표는 "실비 수준인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 수입 외에는 매출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내년 사업을 가늠할 수 없다 보니 '긴축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자재ㆍ가구ㆍ보안장비 등 관련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건설업체에 대규모로 판매하는 '특판'이 자취를 감춘데다 소비자판매(B2C)만으로 줄어든 물량을 만회하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잠금장치 업체인 C사는 "지난해에 비해 B2B로 들어가는 특판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며 "건설하려 했던 단지도 계획이 취소되는데다 자금조달도 어렵고 최저가입찰 과정에서 업체들이 출혈경쟁에 나서 영업이익 감소세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적부진으로 숨통이 막힌 기업들은 대출을 통해 긴급 유동성을 확보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섬유 업체인 D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 대출도 소수 우량업체에만 몰리는 '빈익빈 부익부'가 심하다"며 "내년같이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변변한 담보 없이는 퇴짜만 맞기 일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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