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를 도로·항만에서 발전소·하수처리장 등으로 확대하고 해외투자도 강화하면서 1년 전 보다 인프라펀드 약정고가 2조원 가량 늘었습니다." 김형윤(사진) KB자산운용 인프라운용본부장은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B자산운용이 인프라펀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고속도로·철도 등 수익자민자사업(BTO), 학교·기숙사 등 임대형민자사업(BTL)에 이어 쓰레기 소각장과 발전소 건설에 재무적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며 "지난 5월에는 1,100억원 규모의 일본 히로시마 태양광 발전소 금융약정을 맺는 등 해외직접투자도 강화하면서 현재 인프라펀드 총 약정고는 6조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인프라금융은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하는 기업의 지분에 투자하거나 대출을 해주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사업이다. 최근 인프라시설 투자 규모가 초대형화되면서 전략적 출자자 뿐만 인프라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재무적 출자자(FI)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인프라금융 규모는 100조원 가량으로 FI는 약 15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KB운용 한 곳이 전체 FI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6조원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KB자산운용 인프라펀드의 연 평균 수익률은 약 6% 정도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꽤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비결이 뭘까. 김 본부장은 "하수 재처리 등 친환경시설과 일본 태양광, 멕시코 액화천연가스 기지 등 해외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기관 투자가에 맞춤 투자처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발굴해 내는 것이 고수익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또 KB운용 인프라본부가 다른 부서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점을 높은 수익률의 비결로 꼽았다. 김 본부장은 "인프라에 강점을 보이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인프라펀드 전문 운용사인데 반해 KB운용은 종합운용사"라며 "KB운용 인프라본부는 회사 내 부동산운용본부, 해외운용본부 등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 인력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KB운용 인프라본부는 김 본부장을 포함해 총 16명으로 구성돼 있다. 건설사에서 민자사업을 담당했던 직원과 증권사 출신 인력이 함께 근무하면서 좋은 인프라 투자처 발굴과 기관투자가 모집에 힘쓰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기관투자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는 공모 인프라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인프라펀드는 만기가 보통 20년 이상으로 길고,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모로 출시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는 있다. 한국거래소는 인프라 펀드의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 인프라 펀드를 증시에 상장시키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공모 인프라펀드는 맥쿼리인프라펀드 1개만 운용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인프라펀드는 도로, 항만 등 정부 발주 사업이 대부분인 실물 자산에 투자해 안전성이 높고 시중금리보다 높은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기 때문에 공모 형태로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