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차기 무협회장 김재철 누구인가] (상)

1일 저녁 열린 무역협회 긴급 회장단회의에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차기 무역협회장에 추대되자 재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원양어업을 해온 사람이 과연 무역 협회장으로 적합하는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것이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같은 반응이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일생을 들여다 보면 「무역 입국」을 지향하는 한국 무역협회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원양어업을 통해 평생을 외화획득에 나서왔으며 지난 91년부터 무역협회 부회장 직을 맡아 협회 사정에 누구보다 밝다. 또 재계 원로들과 정부 관계자들과도 폭넓은 교분을 유지하고 있어 추대 과정에서 만장일치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대안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다. 金회장은 한마디로 「바다 예찬론자」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를 개척해 외화를 벌어야한다고 주장해 왔고 이를 실제로 직접 실현해 왔다. 세계 최대의 참치 어선단을 이끌며 「바다 목장」을 일궈냈다. 金회장은 지금도 「지구(地球)」라는 표현보다 「수구(水球)」라는 말이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그의 바다에 대한 예착을 잘 나타낸 말이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그은 강진농고 시절 담임교사로부터 해양자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감동받아 특차로 합격한 서을 농대 진학을 포기하면서 바다 인생을 시작했다. 부산수산대로 진학한 그는 대학 졸업후 10년간 5대양을 누비며 마도로스 생활을 했다. 원양어선 생활을 통해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지난 69년 배 한척과 7명의 직원으로 지금의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이 회사가 지금은 15개 계열사에 연간 매출 1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金회장의 경영 방식은 그동안 숱한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90년에는 자식에게 재산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62억3,800만원을 자진 납세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96년 동원산업이 소폭의 적자를 내자 『기업인에게 적자경영 만큼 큰 죄는 없다』고 죄스럽다며 공개 활동을 중단한 일은 金회장의 성격을 대변해준다. 金회장은 글솜씨가 뛰어나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가 원양 어선을 탔던 경험을 살려쓴 「바다의보고(寶庫)」와 「남태평양에서」「거센 바다를 헤치고」등의 글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다. 최근들어 金회장은 아이들에게 미래를 심어주는 교육에 부쩍 열의를 보이고 있다. 재계와 관계, 교육계 원로들과 함께 직접 초등학교를 찾아가 강의를 하는등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바다에 달려 있다」고 주장해온 그는 요즘 「우리의 미래는 아이들의 교육에 달려」있다는 말을 덧붙이고 있다. 【이훈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