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에 떨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업체에서 시작된 신용경색은 유럽으로 번지고 있으며 피해산업도 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급기야 BNP파리바은행이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한 펀드의 환매와 가치산정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중앙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는 1,500억달러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유럽ㆍ미국의 자금시장에서는 단기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심해진 탓이다. 글로벌 증시는 거의 3% 안팎의 폭락세를 보였다.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이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로 엔화가치는 달러에 대해 119엔대에서 118엔대로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세계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서브프라임 부실은 저금리에 따른 과잉유동성이 고금리 시대를 맞으면서 빚은 결과다. 지난 2000년 이후 미국 등 선진국들은 경제회복을 위해 느슨한 통화관리와 저금리정책을 유지했다. 개인들은 빚을 내 집을 샀고 대출업체들은 신용이 좀 떨어지더라도 높은 금리를 매겨 돈을 빌려줬다. 그러나 이후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돈을 빌려준 서브프라임 같은 대출업체와 금융회사에 자금을 투입한 펀드와 보험 등의 자금회전이 어려워지면서 지금과 같은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파장도 불가피하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올라가고 해외에서 기채하려는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 주가도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한국은행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불안이 진정되고 있다는 엉터리 진단과 함께 금리를 올려 충격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경제상황은 물론 국제 금융불안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어설픈 금리정책을 펴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책당국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하고 기업과 개인들도 국제 금융불안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