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19차 남북 장관급 회담 입장차 첨예…초반부터 난항

■남북장관급회담 안팎<br>북, 쌀 차관 50만톤·원자재 지원 등 요청<br>남, 미사일 발사 문제 등 주요 의제로 삼아

이종석(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12일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19차 남북 장관급 회담 첫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부산=왕태석기자

제19차 남북 장관급 회담 입장차 첨예…초반부터 난항 ■남북장관급회담 안팎북, 쌀 차관 50만톤·원자재 지원 등 요청남, 미사일 발사 문제 등 주요 의제로 삼아 부산=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이종석(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12일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19차 남북 장관급 회담 첫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부산=왕태석기자 관련기사 • 힐 "北 금융제재 해제 못해" •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반대" 북한 미사일사태 이후 열려 관심이 쏠리고 있는 제19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초반부터 양측이 첨예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 난항을 겪고있다. 남북은 12일 오전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적으로 회담을 진행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쌀 차관 50만톤과 경공업 원자재 지원을 골자로 한 4개 의제를 제시, 양측 입장이 엇갈렸다. 특히 북측은 지난 제18차 장관급 회담에서 요구했던 쌀 차관 50만톤 지원 문제를 공식 의제로 채택한 반면 남측은 미사일 발사와 6자 회담 문제 등을 의제로 제시했다. ◇北, 원하는 것은 쌀 지원(?)=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상대방 지역의 성지와 참관지 제한 철폐 ▦내년부터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지 ▦국가보안법 철폐 ▦쌀 차관 50만톤과 경공업 원자재 지원 등을 요청했다. 북측이 이번에 주요 의제로 삼은 내용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쌀 차관 50만톤. 북한은 연간 650만톤 가량의 식량을 필요로 하는데 매년 100만~150만톤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북측은 이처럼 부족한 식량을 남한과 중국에서 차관 형식으로 지원받고 있다. 남측이 올해 쌀 50만톤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북측은 심각한 식량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북측은 미사일 발사로 남측이 쌀 차관을 연기하겠다고 언론 등에 밝히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쌀 문제를 장관급 회담의 공식 의제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북측은 ‘동포애와 인도적 협조를 한 단계 발전시키자’며 쌀 50만톤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을 요청한 뒤 추석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고 화상상봉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이산가족상봉 대신 쌀 지원을 요구한 셈이다. ◇南, 미사일 문제 등 北 압박=남측은 회담 전 예고했듯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6자 회담 복귀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아울러 미사일 뿐 아니라 북한의 선군(先軍)정치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시작부터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북측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자신들의 선군정치가 남측의 안정도 도모하고 있으며 남측의 광범위한 대중이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종석 장관은 “누가 남쪽에서 귀측에 우리 안전을 지켜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며 “우리의 안전을 도와주는 것은 북측이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을 하지 않는 것이며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사거리 만큼 남북간 거리도 멀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측은 이어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6ㆍ15행사를 전후해 북측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이 한나라당을 비난한 것과 관련,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재차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조건부 쌀 지원 가능성=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자신들이 제기한 주요 의제들을 놓고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측은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남측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를 고집하며 회담 막판까지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사일 문제와 6자 회담 복귀 문제 등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고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 회담 자체가 쳇바퀴 돌 듯 소모적 논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남측은 ‘북측이 미사일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등의 다소 포괄적이고 모호한 문구를 사용해 쌀 차관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공동 보도문에 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은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북한이 열차 시험운행 약속을 이행하면 남한이 경공업 원자재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조건부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입력시간 : 2006/07/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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