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복제소`영롱이'탄생 의미] 동물복제기술 우리도 세계 수준

복제소 「영롱이」의 탄생은 동물복제 시대가 국내에서 활짝 열렸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생명과학의 최첨단 기술인 동물복제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를 앞장서 이끄는 위치에 올랐다고 말할 수 있다.동물복제란 「유전자」가 똑같은 동물을 또 하나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동물의 체세포에서 핵을 빼낸 뒤 이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 복제세포를 만든다. 복제세포를 다른 대리모의 자궁에서 키우면 된다. ◇동물복제의 경제적 효과 복제된 동물은 키·몸무게 등 겉모습은 물론 고기의 품질, 젖의 양 등이 거의 같다. 복제동물을 이용하면 우수한 가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필요한 동물을 마음껏 만들어내는 「동물 공장」이 태어나는 것이다. 이번에 태어난 「영롱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젖소중 하나를 복제한 것이다. 영롱이의 어미젖소는 1년에 우유를 1만8,000㎏ 정도 생산한다. 보통 젖소(연간 6,300㎏수준)보다 3배 정도 우유를 많이 짜내는 우량종이다. 복제동물은 값비싼 생체 물질을 대량생산하는데도 쓰인다. 혈우병 치료제인 안티트롬빈,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암치료제인 인터페론 등은 현재 매우 비싸다. 이런 물질의 유전자를 소나 염소에 넣어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동물을 만든 뒤, 이 동물을 다시 복제하면 지금보다 훨씬 싸게 유용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 경제적으로만 보면 이 연구가 당장에는 가장 각광받을 것이다. ◇인간복제 이뤄지나 인간 장기를 가진 동물을 대량 복제할 수도 있다. 서울대의 서정선 교수가 황교수와 함께 인간의 심장을 가진 돼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멸종 생물을 복제하거나 실험이나 의료 연구에 이용할 수도 있다. 동물복제는 「인간복제」의 바로 전단계다. 실제로 소 복제가 인간 복제보다 더 어렵다. 소를 복제한 이상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일단 이번 복제동물의 탄생이 「인간복제」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복제를 금지하자는 공감대가 넓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황교수도 『인간 복제는 해서도 안되고, 할 필요도 없다』며 인간복제 가능성을 일축했다. 「호기심」이라는 과학자들의 본능 외에는 인간복제에 대한 효용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복제가 결국 이뤄지지 않을까. 역사를 거슬러 볼 때 돈 되는 일을 윤리 때문에 그만둔 적이 없다. 권력마저 가세하면 인간복제는 식은 죽 먹기다. 20세기가 원자력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혔다면 21세기는 인간복제에 따른 정체성의 혼란이 지배할지도 모른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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