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자유구역 불법·편법분양 기승 우려

경제자유구역 외국인 주택특별공급제 허술<br>외국인 명의 빌려 분양·전매 일당 적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투자기업 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특별공급제도가 허술해 불법ㆍ편법 분양이 판을 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인천경제자유구역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제19조 4항)’과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종사자들에게는 주택 공급물량의 10%까지 추첨없이 특별 공급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특별공급 기준이 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란 법인기업 최소 자본금인 5,000만원의 10%에 해당하는 500만원 이상만 외국인이 지분을 보유하면 등록이 가능해 실제 외국인 투자기업인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기업의 건물 소유나 사무실 규모 기준 등이 없어 사업자 등록 주소만 경제자유구역 내로 옮기면 특별공급을 노리는 유령 외국인 기업 설립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무주택 종사자로 규정한 외국인 특별분양 대상자 규정도 외국인 기업 투자유치 촉진이라는 취지와 거리가 먼 비 정규직 직원(일용직, 청소부 등)도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분이 불분명하다. 실제 이같은 우려를 입증하는 사건이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내 송도국제도시에서 발생했다. 인천경찰청은 최근 송도국제도시내 모 건설회사가 분양한 12채의 아파트를 외국인 특별공급 방식으로 분양 받아 전매를 시도한 8명을 적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캐나다 국적의 재외동포 전모씨 등 외국 국적을 가진 12명의 명의를 빌려 모 건설회사의 주상복합 아파트 외국인 특별분양을 신청, 분양가 10억원 상당의 65평형 아파트 등 총 12채를 분양 받았다. 이들은 또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모집한 외국인에게 명의 대여 대가로 300만~500만원을 준 뒤 외국인 등록증을 건네 받고 L사 직원인 것처럼 재직증명서를 위조, 특별분양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는 규정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건설교통부와 협의해 세부적인 규정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은 주택을 분양 받기 보다 임차를 원하고 있다”며 “공동주택을 분양하기 보다 임대해주는 방식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ㆍ영종ㆍ청라 등 3개 지구에 분양될 공동주택은 17만9,360 가구로 이중 10%인 1만7,900여채가 내ㆍ외국인에게 특별 분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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