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그리스 신화속에 숨겨진 삶의 지혜

■그리스 신전에서 인간의 길을 묻다(스티븐 버트먼 지음, 예문 펴냄)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덧없다. 그렇기 때문에 헛되이 보내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런 사실을 깨달았기에 인간 본성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하는 신들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진정한 종교는 ‘인간’자신이었으며 그 종교의 지향점은 ‘자기실현’이었다. 즉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고전은 단순한 영웅담이나 연애담이 아닌, 신을 닮은 인간을 통해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는 것. 아킬레스나 헤라클레스처럼 인간과 신의 피가 반반씩 흐르는 영웅들은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신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의 반증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ㆍ라틴 문학 연구자인 저자는 “여덟 개의 높은 기둥이 지금까지 파르테논 신전 입구 통로를 받치고 있듯, 여덟 가지 지혜의 기둥이 창조적이고 지속적인 그리스 문명의 힘을 떠받치고 있다”는 말로 신화 속 지혜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한다. 책은 유례없는 창조적 시대를 이끈 고대 그리스인들의 원동력이 된 8가지 지혜를 소개하며 이를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조명한다. 가장 우선하는 지혜는 ‘휴머니즘’이다. 여기서 말하는 휴머니즘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위대한 업적을 성취할 자신의 역량에 대해 믿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시험에 부딪혔던 오디세우스(율리시즈)는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함으로써 자산의 역량을 재확인했었다. 올림픽의 기원이 된 고대 올림피아의 제전은 ‘탁월해지기 위한 노력’의 지혜를 얘기하며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인생의 균형감각을 키우는 ‘중용의 실천’도 중요하다. 친구이자 영웅인 아킬레스의 갑옷을 입고 전쟁에 승리하자 한껏 우쭐해진 파트로클로스는 중용을 잃고 위험의 극단까지 내달려 죽음을 맞았다. 반면 트로이에서 귀환하던 오디세우스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도는 낭떠러지와 선원을 낚아채는 괴물이 있는 동굴 사이를 통과하면서 선원 전부를 잃는 극단보다 일부만 포기하는 균형감을 유지해 살아돌아올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해 성공의 개척방향을 열어주는 ‘자기 인식’, 아테나 여신의 지성미를 찬양했던 ‘이성주의’, 진보와 창조를 이끌어 내는 ‘부단한 호기심’이 인류 발전의 지혜의 기둥이 됐다. 무엇이든 이뤄낼 자유를 강조한 ‘자유에 대한 사랑’과 세상에 둘도 없는 고귀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인 ‘개인주의’까지 총 8가지 지혜가 그리스 문명을 이해하게 돕는 동시에 현대인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안내한다. ‘소크라테스의 죽음’ 등 그리스 명화와 유물사진들이 풍성하게 실려 볼거리를 더해준다.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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