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2차 양적완화 규모·파급력 어떻게 되나" 월가 촉각 곤두

2~3일 FOMC회의서 결정<br> "자산매입 예상보다 적을땐 금값 고공행진 한풀 꺾이고 주식 매도세·달러 강세 전환"




오는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차 양적완화(QE2)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월가가 양적완화의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양적완화에 대한 효과가 주식시장이나 상품가격에 선반영 돼 있어서 정작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발표 후에는 지금과는 반대의 흐름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 FRB의 자산매입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작은 수천억 달러에 그치고, 점진적인 매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이 나온 후에는 경계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채권시장 역시 FOMC를 앞두고 떨어지기만 하던 국채 수익률이 최근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고 물가연동채권(TIPS)가 마이너스 수익률로 발행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를 계기로 주식ㆍ채권ㆍ상품시장 모두 또 한번의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금값 고공행진 한 풀 꺾이나= 지난주말 블룸버그가 트레이더와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값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이번 주 금값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금값은 그 동안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로 약 달러가 지속되면서 5주 연속 랠리를 펼쳐왔지만, 점진적인 양적완화 전망이 나오면서 약 달러 추세도 약화되고 따라서 금값이 단기 정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예상대로 금값이 정점을 찍을 경우, 은 등 다른 귀금속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블린 소재 중개회사인 골드코어의 마크 오바이른 이사는 "점진적인 양적완화 전망이 금에 대한 과매입 상태라는 점을 일깨워줘 시장에 매물을 불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수익률 상승추세가 뚜렷하다. 지표물이 10년물은 지난달 초 양적완화의 기대감이 퍼지면서 2.3%대까지 수익률이 떨어졌지만, 최근들어 급속한 상승세를 타 2.6%대를 회복했다. 또 지난주 초에는 TIPS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돼 큰 주목을 받았다. TIPS는 소비자 물가가 올라가면 채권의 이자를 올려주는 구조로 이것이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시장 기대 선반영됐다"= 월가에서는 다음달 2일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고, 그 이튿날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양적완화를 발표하면 주가의 상승세를 북돋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왔다. 공화당의 승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규제강화에 제동을 걸어 금융주 등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기대감보다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을 참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주가가 양적완화 기대에 편승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산매입 규모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식 매도세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지난 8월 27일 잭슨홀에서 양적완화 계획을 언급한 이후 지난주를 기준할 때 S&P 500지수는 13%, 금은 7%가 오르고 반면 달러화는 5%가 가량 떨어졌다. 마크 파도 캔터피체럴드 스트래티지스트는 "5,000억 달러보다 작은 규모의 국채 매입을 결정한다면 주식 매도세가 촉발될 것""이라며 "반면 달러는 강세로 돌아서는 등 최근 보아온 시장의 흐름이 역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센터의 네드데이비스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동안 선거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며 "모든 기대가 주가에 포함된 상태에서 주식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적 완화가 가져올 수 있는 6가지 악몽

월스트리트와 미국경제에 닥쳐올 수 있는 '악몽'은 어떤 것이 있을까. CBS의 머니워치는 최근 중간선거와 FRB의 추가 양적완화 등 '빅이벤트'를 앞두고 월스트리트가 지금 상황에서 상정할 수 있는 6가지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 시나리오는 6명의 월가 전문가들이 하나씩 선정한 것이다. 토마스 어터베리 퍼스트 패시픽 어드바이저 파트너는 FRB의 양적완화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 즉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경우라고 대답했다. 이 경우 연준은 통화정책에 대한 컨트롤을 상실하게 돼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래트 하몬드 TIAA-CREF의 수석투자전략가도 미국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달러를 더욱 찍어내면 이것은 결국 터질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거품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씨티그룹의 수석 전략가인 토비어스 레코프비치는 현재 상정할 수 있는 악몽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꼽았다. 그는 정치적 압력 등에 의해 보호무역주의가 성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야기되고 비즈니스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말 스리 쿠마 TCW그룹의 수석글로벌 전략가는 신흥국가들이 점점 더 부유해지고, 미국이 적자를 지속하게 되면 미국은 달러를 계속해서 찍어낼 수 밖에 없고 상품가격을 치솟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밖에 톰 포레스터 펀드매니저는 원가부담 등을 이기지 못한 중국이 인플레이션(수출제품 가격 인상)을 수출하는 경우를, AL프랭크에셋의 존 버킹험은 불투명성이 존재하고 있는 경제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해 월가로부터 패닉이 시작되고 이것이 실물경제로 전이 되는 경우를 지금 상황에서 상정해볼 수 있는 악몽으로 꼽았다. /뉴욕=이학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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