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혁신'의 조건

포천지가 지난 57년 ‘세계 500대 기업’을 선정했다. 그런데 그 기업들 중에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살아 있는 기업은 3분의1에 불과하다. 아무리 긴 시간이 흘렀다 하더라도 세계적인 기업의 3분의2가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살아남은 기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끊임없는 자기 변화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빠른 적응이다. 급속한 환경변화로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더 많은 위험과 기회에 노출돼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정보와 지식사회의 확산, 급속한 기술발전 등 모든 것들이 기업과 개인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노베이션은 단순히 기술 변화만이 아니라 생산조직의 개선 또는 신제도 도입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변화가 무엇인가를 새롭게 바꾸는 활동 전반을 뜻한다면 혁신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는 기업경영의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휘해 돌파구를 마련해준다. 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최고경영자(CEO)의 사고가 혁신적이어야 한다. 회사 현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CEO가 직접 나서 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혁신이 뿌리내릴 수 있다. 권위의식으로 가득찬 IBM에 창의성을 불어넣은 루 거스너 전 회장이나 연구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낼 때 가장 큰 행복을 느꼈다던 빌 휴렛 HP 공동설립자처럼 앞서가는 기업에는 늘 혁신을 주도하는 CEO가 있다. 둘째, 구성원들의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 혁신은 조직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CEO는 구성원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조직원간 상호 협동정신 역시 중요하다. 하루에도 수백 ㎞를 이동하는 기러기들은 끊임없는 울음소리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원들의 창의력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다. 근무시간의 15%를 본인의 연구활동시간으로 할애해 ‘하루에 2개’꼴로 신상품을 발명하는 3M의 예에서 보듯 창의적인 문화는 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중 하나다. 찰스 다윈의 말처럼 살아남는 것은 크고 강한 종(種)이 아니다. 변화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 기득권에 묻히기보다는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증권업계에도 통합자본시장법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증권업계가 끊임없는 혁신으로 동북아 금융허브 완성에 한 축을 담당한다면 국가경쟁력도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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