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인류의 조상은 침팬지들의 조상과 완전히 갈라지기까지 근400만년이나 걸렸고 이 사이에 교잡해 잡종을 낳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하버드대 브로드 연구소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인간은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와 생각보다 훨씬 늦게 갈라졌으며 분화과정은 유례없이 복잡하고 오래 걸렸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종전 연구에 비해 800배나 되는 규모의 인간과 침팬지의 게놈을 비교한 결과 두 종이 완전히 갈라진 것은 540만년 전 쯤이고 아무리 빨라도 630만년 전보다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과 침팬지의 조상이 영장류의 진화줄기에서 갈라지기시작한 것은 약 900만년 전이지만 완전히 갈라지기까지는 근 400만년이나 걸렸고 이과정에서 두 종 사이에 교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두 종의 게놈 가운데 일부는 너무나 달라 이들이 지난 1천만년동안 섞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반면 다른 일부는 630만년 전 이후 접촉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두 종의 X염색체가 매우 유사하고 인간 X염색체의 평균연령은 다른 염색체들보다 120만년이나 젊은 것으로 나타나 540만년 전 쯤 최종적인 분화가 이루어진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 게놈 전반에서 나타나는 출현시기의 차이, 그리고 침팬지와 비교적 유사한 X염색체의 원인은 인간과 침팬지 조상의 교잡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잡은 두 종이 갈라져 나가긴 했으나 서로 교배하다가 결국 완전히 다른 종으로 분화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에 따라 가장 초기의 인류로 생각돼 온 이른바 `투마이' 원인의 두개골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차드에서 발견된 650만~750만년 전의 투마이 두개골 화석은 유인원과 사람의 중간쯤 되는 모습을 갖고 있으며 현생 인류의 먼 조상으로 생각되기도 했지만 일부 학자들은 이것이 암컷 원숭이의 화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로드 연구소의 닉 패터슨은 "투마이 화석은 지금까지 추정됐던 것보다 더 근세의 것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700만년 전이란 연대가 맞다면 이는 인간과 침팬지가 갈라지기 이전의 것으로 보인다. 이 화석의 인간과 같은 생김새는 인간과 침팬지의 분화가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두 종 사이에 교잡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