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호전 기회 살려야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악재들이 하나씩 풀려가는 기미다. 우선 세계경제에 큰 부담이었던 미국의 대 이라크전이 조기 종결됐다. 국제원유가의 급격한 상승의 원인이었던 이라크 전쟁이 종결됨으로써 세계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국제유가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들어 적자로 반전된 무역수지도 유가의 상승이 주범이었다. 더욱이 우리 업체들이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어서 회복기 한국경제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 문제도 오는 23일 베이징에서 북ㆍ미ㆍ중 3자회담을 시작으로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이 모색된다. 북한 핵 문제는 동북아에 지정학적 위기를 불러올 위험이 있는 문제고 한국으로서는 국가위험도와 직결돼 있다. 지난달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전망을 낮출 때도 북한 핵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북ㆍ미대화의 재개는 다음달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방문과 함께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아시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괴질 사건도 병원체가 감기바이러스의 변종으로 밝혀짐으로써 일단 안도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는 그나마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다행이다. 이들 3대 악재는 외부적인 것이다. 그러나 2개의 내부적인 악재는 아직 도사리고 있다. SK사태와 가계부실이 그것이다. 외부적인 악재가 걷히면서 내부악재의 심각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SK사태는 경영비리가 드러나 경영권이 흔들리는 틈을 타 외국의 헤지펀드가 그룹의 경영권 장악을 노림으로써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지만 부실의 진원지인 SK글로벌의 처리 문제가 조기에 매듭지어지고 부실이 다른 그룹사로 번지지만 않는다면 수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SK글로벌의 처리문제가 가닥을 잡기도 전에 SK해운의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는 등 잠재적인 위험이 커가고 있음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 사태를 수습함에 있어 정부와 채권단은 때를 놓쳐 부실만 키운 뒤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긴 전철을 되풀이 해서는 안될 것이다. 신용불량자 300만명으로 상징되는 가계부실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소될 문제는 아니다. 카드사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봉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문제는 경제가 호전기미가 있으면 정부대책도 흐지부지 하기 십상이다. 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개혁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지금의 경기호전 기회를 살리는 데는 무엇보다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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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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