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최고급 와인도 '짝퉁' 범람

구찌 핸드백이나 롤렉스 시계에만 모조품이 성행하는게 아니다. 최고급 와인에도 `가짜'가 유통되고 있어 와인업자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짝퉁'와인의 범람은 특히 탁상출판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문가들조차 감식이어려운 정교한 라벨 제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가짜'에 시달려온 프랑스의 고급 보르도와인 업자들이 착안한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위조가 불가능한 상표를 와인병에 부착함으로써 가짜를 원천봉쇄하자는 것. 최근 제작된 보르도산 마고와인 2002년산에 부착된 금빛 라벨은 정교한 위조방지장치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위조방지용 홀로그램은 기본이고, 확대경으로만 볼수 있는 미세문자가 새겨넣어져 있는데다가 제품의 유통경로까지 추적할 수 있는 비밀코드까지 감춰져 있다. 인터폴은 전세계에 유통되는 상품의 6%정도가 가짜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와인의 경우 가짜의 비율이 어느정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제는 한 병에 3천달러를 호가하는 1982년산 `샤토 페트루스' 같은 프랑스 와인은 물론 500-1천500달러의 가격대인 호주산 `그랜지', 이탈리아 특급 `사시카이아'도 모조품 리스트에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명물 아이스와인이 위조범들의 구미를 당기기 시작했으며, 일각에서는 대만에서 팔리는 아이스와인의 절반이 가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자(誤字)를 달고 있는 엉성한 복제상표는 발견하기 쉽다. 그러나 `예술가'급의 전문적인 위조범들이 만들어내는 것들은 와인업자의 눈을 속일만큼 진품 같으며,범죄에 결탁한 상인들을 통해 방심한 와인 수집가에게 버젓이 팔리고 있다. 아예 가짜 상표가 필요없는 유형도 있다. 예컨대 고급 레스토랑에서 1천460달러의 `샤토 라투르'를 연거푸 비우는 파티가 끝나면 소믈리에는 빈 병을 모아 위조범에게 건네고, 그는 적당히 오래된 중품의 와인으로 병을 채우는 것이다. 와인업자 올리비에 르 브레는 5년전 가짜 프랑스산 `무통 카데'가 중국에 대량으로 나온 적이 있으며, 자신은 1947년산 `무통 로실드'가 1945년산이라는 가짜 상표를 달고 있는 것을 보고 회수에 나선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짜 와인은 최고급 와인시장에서는 굉장히 드물다"라며 "와인수집가 사회는 아주 작고, 그들은 구입시 조심한다"면서 파장을 경계했다. 그러나 지난주 보르도에서 열린 `빈엑스포' 와인 박람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3시간에 걸쳐 대책회의를 가진 사실은 시장에 범람하는 `짝퉁'와인에 대한 업계의 걱정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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