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빚내 주식 투자 개미들 "어쩌나"

'저가매수' 노리고 신용융자 받아 매수… 낙폭커 큰 손실


증시가 연일 폭락함에 따라 빚을 내 주식을 산 신용융자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인들이 최근 급락장을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했지만 주가 폭락으로 담보비율을 채우지 못해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대매매 매물이 나오게 되면 신용융자를 통해 투자를 한 개인이 손해를 보겠지만 단기적으로 증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잔액은 오히려 늘어=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5월(월말 기준) 4조671억원을 기록한 후 9월(2조2,945억원)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9일 현재 신용융자 잔액은 2조3,049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04억원 늘었다. 개인들이 최근 급락기에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매수에 나선 셈이다. 이날도 코스피지수가 무려 53.42포인트 폭락한 가운데 개인들은 오히려 2,904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지수가 급락하게 되면 개인들이 매도를 하면서 신용융자 금액이 줄어야 정상”이라며 “최근 단기간에 신용융자 잔액이 증가한 것은 개인들이 저가매수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부메랑이 된 신용융자 매매=신용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는 개인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가 연이어 급락세를 이어감에 따라 개인들이 빚을 내 저가 매수한 종목들의 주가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 개인들은 증권사가 정해준 담보비율에 맞춰 계좌에 잔고가치를 유지해야 하는데 투자종목 급락으로 잔액 가치가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증권사는 하한가로 반대매매에 들어가게 된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증권사 지점에서 깡통계좌(담보부족 계좌)가 속출하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심리가 패닉상태에 있다 보니 담보 부족사태가 나게 되면 잔액을 담보 이상으로 채우기보다는 손해를 감수하고 반대매매를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증시 전반에 단기적 리스크 요인될 수도=손해를 보는 것은 개인들뿐만이 아니다. 증시에도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사가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내면 종목 주가는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깡통계좌는 증가하는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융자잔액이 급증한 포스코는 주가가 무려 19%가 빠졌고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융자잔액 증가액이 가장 높은 NHN도 21.46% 급락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이 저가매수로 대응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시장이 좋아지면 이익을 볼 수 있지만 계속 안 좋아지면 매물이 가중될 수 있다”며 “이처럼 매물이 여러 번 나오는 경우 증시에 큰 리스크 요인이 된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대매매가 나오는 해당 업종에 대한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는 영향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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