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벤처 1세대' 휴맥스, 매출 1조 고지 등정

셋톱박스 개발 성공 80개국에 수출<br>케이블·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 진출<br>2015년 매출 2조 3,000억원 목표 "젊은이들에게 창업 롤모델 돼 뿌듯"

변대규 대표


"휴맥스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롤모델이 될만한 좋은 사례를 만들어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벤처 1세대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휴맥스의 변대규 대표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88년 창립한 휴맥스는 1996년 아시아 최초, 세계 3번째로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용 셋톱박스 개발에 성공하며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세계 15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80개국에 진출하는 등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이르는 전형적인 수출 벤처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변 대표는 "휴맥스는 국내 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유럽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고, 현지에 직접 법인과 공장을 만들어 철저히 현지화를 이뤘으며 제품군을 늘리기 보다 자신있는 품목을 선택해 미국, 일본 등지로 영토를 넓혀갔다"며 "돌이켜보면 선택이 어려웠던 이런 좋은 결정들이 지속된 것이 오늘날 매출 1조원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휴맥스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가전으로 시장이 넘어가는 도중에 셋톱박스 사업을 포착하고 사람을 모아 자리를 잡았지만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가자 내부가 복잡해지고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4년 전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내부조직과 시스템을 가다듬은 것도 휴맥스를 강한 회사로 성장시킨 비결"이라고 밝혔다. 변 대표는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로서 기업생태계에 대한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대기업이 시장을 독과점 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어 국내 기업이 내수를 기반으로 자본을 축적해 해외로 나가는 길이 막혀있다"며 "이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혁신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변 대표는 또 지금의 산업구조를 바꾸는 게 앞으로 국가의 발전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40년 만에 세계 최고의 국가를 만들었던 일본이 20년 만에 주춤하고 있는 건 더 이상 혁신에 성공한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두기업이 가격으로 무장한 후발주자에 결국 기술력까지 따라 잡히고 시장을 뺏기는 게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라며"현재 한국의 산업구조는 일본과 유사하기 때문에 새로운 대기업이 태어나는 구조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휴맥스는 1조원의 매출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케이블 시장 및 차량용 인포테인먼트(CI) 시장 진출 등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2조3,000억원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변 대표는 우선 올해 7월 디지털 방송으로 전면 전환하는 일본의 디지털 카셋톱박스 사업에 진출해 상반기 중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 대표적 자동차부품업체 덴소를 통해 유통계약을 맺었다"며 "일본 가전회사들이 TV사업을 포기하면서 디지털방송 수신기술을 갖고 있지 않는 업체들이 많아 기회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 중"이라고 밝혔다. 휴맥스는 아울러 16.67%의 지분을 보유한 자동차부품업체 대우IS와 협력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제품을 납품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변 대표는 "2015년까지 디지털 셋톱박스 사업에서 1조8,000억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각각 달성해 총매출을 2조3,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포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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