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람이 미래다] SK그룹, '바이킹 챌린지'로 인재 뽑고 여성리더도 육성

SK텔레콤 장안고객센터에서 텔레마케터로 근무하는 여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SK는 경력단절 여성을 시간제 직원으로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제공=SK

SK가 지난 1973년부터 후원한 ''장학퀴즈''는 40년 넘게 이어지며 청소년 인재 양성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제공=SK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

SK그룹은 100년을 내다보고 인재를 키워야한다는 이념 하에 우수 인재 확보·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끼와 열정, 도전정신으로 뭉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바이킹 챌린지'와 여성 인력 육성을 위한 'W-네트워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는 '스티브 잡스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학교·성별·나이·학점·어학점수 등의 장벽을 모두 없앴다. 종전의 채용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창의적인 스티브 잡스형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SK는 올해 지방대생을 30% 이상 선발하기로 했다. 계열사별로 지방대생을 30% 이상 선발한 적은 있으나 그룹 전체가 지방대생을 30% 이상 뽑기로 명문화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또 지난해에 이어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 도전정신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를 시행한다. 입사 지원서에 학력·학점··어학점수 기입란을 아예 없앴다. 또 개인 오디션 방식의 예선을 통과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별도 합숙을 실시, 미션 수행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SK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신입사원 연수의 백미는 최고경영층과의 대화다. 신입사원들은 최고경영자(CEO)와의 질의응답, 토론을 통해 SK인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고, 미래 CEO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밖에 충주 인등산에서 진행되는 '패기 훈련'도 있다.

SK는 여성 인력 육성을 위한 제도도 강화하고 있다. SK W-네트워크는 여성친화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우수한 여성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설립한 임원급 여성협의체다. 지난 1994년 SK그룹이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 후 최근 수 년간 점차 부서장급 여성인력이 배출되고 있는 만큼 체계적으로 임원급 여성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

W네트워크에는 여성임원과 주요 관계사의 인력관리를 담당하는 남성 임원이 동등한 비율로 참석, 분기별로 여성 관련 정책 지원 사항과 역량개발·양성평등 문화 구축에 필요한 사항을 논의한다. 논의 결과는 신속하게 전략과제로 선정돼 그룹 인력담당 임원회의에 상정되고, 각 관계사에서 실천하도록 전달된다.


SK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우수한 여성인력이지만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부담이 크기 때문에 회사에서 꾸준히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며 "여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여성 친화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어 우수한 여성 리더를 발굴해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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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또 경력 10년차 전후의 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여성 리더십 워크숍'을 열어 리더로서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말 250여명의 경력단절 여성을 SK텔레콤의 자회사에 시간제 근무 상담사로 채용하는 등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는 지난 6월 도입됐다. 여성 직원이 출산한 후 따로 신청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1년 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SK는 또 주요 관계사의 직장보육시설도 신설, 확대키로 했다. 그동안 계열사별로 법적 기준에 맞게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해왔지만 늘어나는 실수요를 감안해 자발적으로 어린이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건설과 SK브로드밴드 등이 올해 내로 신규 어린이집을 설치할 예정이며 SK하이닉스는 2010년 경기도·이천시와 함께 전국 최초로 교대 근무자를 위한 '24시간 국·공립 어린이집' 2곳을 운영하고 있다.

SK는 협력사의 인재 채용도 지원해왔다. 지난 10월에는 울산에서 25곳의 우수 협력사가 참가하는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지역 중소 협력사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해 SK그룹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로 2회째인 이 행사에는 울산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이노베이션·에너지·종합화학·루브리컨츠·건설·케미칼 등 6개 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다.

한편 SK는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 등과 사회적 기업 석사과정 지원 협약식을 맺은 SK그룹은 매년 10명의 사회적 기업 전문가(석사)를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인재경영 효시' 장학퀴즈 40년째 후원

유주희 기자

SK의 인재경영은 사내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는 '인재보국(人材報國)' 정신은 지난 1973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장학퀴즈' 후원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다.

1973년 2월 18일 처음으로 전파를 탄 장학퀴즈는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을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학구열 강화에도 기여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방영 초부터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TV 앞에 모여들어 장학퀴즈를 시청했으며 지금의 오디션 프로그램만큼이나 치열한 승부와 스릴로 인구에 널리 회자됐다. 지금까지 방송 횟수는 2,000회에 근접했고 출연 학생의 수는 1만6,000여명에 달한다.

방송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후원한 것은 SK의 장학퀴즈가 최초다. 고(故) 최종현 회장이 "시청률 조사는 안 해도 된다"며 최대한 공익성을 중시했던 것처럼 SK는 지금도 40년째 장학퀴즈를 후원하며 '청소년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100년 후를 내다보며 인재를 양성한다는 '100년 수인(樹人)'의 정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장학퀴즈는 국내를 넘어 중국에도 진출, 2000년부터 2012년 말까지 'SK좡위안(壯元榜)'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SK는 이밖에도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고급 두뇌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최종현 회장은 이를 위해 당시로는 거금이었던 5,540만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최 회장은 천연자원이 부족해 오로지 인재에만 기대야 했던 우리나라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 우수 인재로 거듭나도록 지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은 학생들은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 대표적인 재단 장학생 출신으로는 한국인 최초의 미국 하버드대 종신 교수인 박홍근 교수를 비롯해 이수종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한진용 UCLA 경제학과 교수,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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