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가짜 동장님’의 선물이 왔네요.”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동사무소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가짜 동장님’이 수년째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고 있어 화제다.
추석 연휴를 앞둔 26일 오후 우체국 직원이 김상자 24개를 잔뜩 짊어지고 동사무소를 찾아왔다. 상자 위에 기록된 보낸 사람은 ‘이의동장’, 받는 사람도 ‘이의동장’이다. 보낸 물건을 어떻게 써 달라는 짤막한 쪽지조차 없어 수년째 설.추석 때면 과일 등 수십만원어치의 선물을 보내오는 이 ‘가짜 동장’에 대해 직원들은 막연히 동네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추측을 해볼 뿐이다.
이렇게 매년 동사무소에 보내진 선물들은 이의동의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나 홀로사는 노인 등 70여 집에 나뉘어 전달되고 있다. 동사무소는 이번에 도착한 24상자의 김을 48명 몫으로 나누어 우선 독거노인들에게 찬거리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도성 이의동장은 “이름없는 독지가의 선행을 보면서 세상엔 지탄 받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