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보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제프리 노리스 미국 공용평등자문회의 의장은 미국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이 40%가 넘는 이유에 대해 “여성고용을 높이면 이윤도 따라 올라간다는 걸 미국 기업들이 일찌감치 알아차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만 기업의 잠재력이 백분 발휘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도 처음에는 임신ㆍ출산 등을 이유로 여성들의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했었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성들의 채용이 늘수록 기업의 이윤이 따라 올라간다는 것을 재빨리 간파하고 여성고용을 늘렸으며 친여성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여성을 가치혁신의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임신과 출산 등을 이유로 기업에서 여성들의 채용을 꺼리는 경향이 여전하고 45.6%의 여성이 이런 이유로 어렵게 얻은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 우선 지적되는 주요 원인은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의 30%가 정부가 지원하는 시설을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높은 비용을 부담해가면서 민간보육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보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정부의 ‘저출산종합대책’도 보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을 확충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육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보육은 국가와 사회의 공동책임이다. 보육 서비스는 공급자 중심에서 부모와 아동의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하며 시설의 양적확충보다 서비스의 질적수준 향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수혜대상도 선별적인 저소득층에서 모든 아동으로 균등해야 한다. 투자 없이 기업의 미래가 있을 수 없듯이 보육에 대한 투자 없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있을 수 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