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노무라證, 이번엔 월가 정착 성공하나

리먼 출신등 현지인력 대거 채용으로 주류 편입 시도

월가의 이방인, 일본 노무라증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해 유수 금융업체에서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980년대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되기 위해 월가 정착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문화적 차이 등의 이유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월가의 기존 인력 채용이라는 인사 전략을 통해 월가 주류 편입을 시도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현재 미국 뉴욕 맨해튼 본부를 비롯해 북미 8개 지점에 1,900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2년 전 만 해도 650명에 불과했으나, 노무라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주요 IB들이 몸집을 줄이고 있을 때 역발상 전략으로 거리로 내몰린 '고용 난민'들을 대거 채용했다. 특히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무너진 리먼 출신들이 노무라증권으로 줄줄이 이동했다. IB의 핵심 인력이라 할 수 있는 최고리스크관리자(CRO)에서부터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채권부문 공동 수석, 시니어 영업맨들과 트레이더들까지 상당수가 리먼에서 노무라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무라증권의 마이클 과르네리 채권 리서치 부문 글로벌 수석은 "노무라증권으로 온다는 건 리먼에서 함께 일했던 이전 동료들과의 조우를 의미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라증권에 합류하기 전, 리먼에서 12년 동안 일했었다. 노무라증권 내에서도 리먼 출신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채권 파트다. 전통적으로 경쟁사 대비 강점을 지녔던 리먼 채권팀이 노무라증권으로 그대로 자리만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2월 이후 미국 국채 시장에서 30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지난 2007년 포기했던 프라이머리딜러(국채 공인 딜러) 자격도 최근 되찾아왔다. 게다가 II(Institutional Invester)의 2010년 채권 평가에서 업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노무라증권 역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노무라증권은 리먼 뿐만 아니라 베어스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치뱅크, 바클레이, 씨티은행, 골드만삭스 출신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주로 노무라증권의 주식 파트에서 활동 중이다. BOA 임원 출신인 키어런 오켈리와 UBS 출신으로 미디어업종 최고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샌포드 번스타인도 노무라증권에 둥지를 틀었다. 도이치뱅크 출신인 데이비드 스텍은 외환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무라증권의 기존 인력 흡수를 통한 월가 주류 편입 전략을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뉴욕대의 에드워드 링컨 미ㆍ일 산업경제연구소 책임자는 "일본 은행들은 항상 이 곳을 노려왔다"며 "그러나 일본계 은행이 많은 미국 금융인들이 기대하는 수주느이 보수를 제공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들에 비해 직원들에게 고액의 보수를 잘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무라증권의 마츠바 나오키 미국 본부 CEO는 "이건 일생 일대의 기회"라며 "이번에는 노무라증권이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