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연기금 '1등주' 편애


국내 증시의 양대 매수주체인 외국인과 연기금의 ‘편식’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과 연기금은 지난달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도 업종의 대표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종목별 차별화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7월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삼성전자 8,141억원, 현대차 4,503억원 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그 동안 각광을 받았던 기아차에 대해서는 734억원, LG디스플레이는 594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그나마 하이닉스에 대해 순매수(493억원)를 기록했지만 그 규모가 삼성전자의 6%에 불과했다. 양사의 시가총액 차이가 10대1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이닉스에 대한 매수 강도가 훨씬 떨어진다는 의미다.


연기금도 사정은 마찬가지. 연기금은 같은 기간 동안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해 각각 474억과 395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지만,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기아차는 모두 순매도를 보이며 종목별 편애현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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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투자주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1일 76만6,000원에서 이날 80만6,000원으로 올랐고, 현대차 역시 13만7,000원에서 14만8,5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현대차는 지난 2일 15만2,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면 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동안 2만5,500원에서 2만1,600원으로 떨어졌고, LG디스플레이와 기아차 역시 하락 또는 보합세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연기금의 업종 대표주 편애에 대해 최근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되고 시장의 관심이 앞으로의 경기 전망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식으로 매기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같은 업종이라도 실적 전망이 우수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 여건이 호전되면서 외국인들이 1등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종목간 괴리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시장의 흐름은 실적 전망이 좋은 일부 대표주에 매기가 몰리는 ‘종목별 압축’이 진행되는 과정”이라며 “주가 상승에도 과열로 비춰지지 않고 있는 것도 매기가 2등주로 확산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며, 이러한 현상은 4ㆍ4분기에 가서야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도 “실적 시즌이 마무리 되고 시장의 관심이 경기로 이동하면서 실적 주도주의 상승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이나 기관들도 1등주만 들고 가고 나머지 종목들은 지켜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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