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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름 표준' 첫 정립…고대 이만영 교수 정년퇴임


10여년에 걸친 자료 수집과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색이름 표준을 만들어낸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이만영(65ㆍ사진) 교수가 28일 30여년간 머물렀던 강단을 떠난다. 이 교수는 1962년 고려대 교육심리학과에 입학, 이 대학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1973년 강사로 처음 강단에 선 이래 잠시 지방대에서 강의했던 것을 빼고는 줄곧 모교와 연을 맺어왔다. 지난해 퇴임을 앞두고 전공분야(색채지각)를 살려 색이름 표준 개정 작업을 끝낸 이 교수는 “막상 물러나려니까 시원한 면도 있지만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색이름 표준은 1964년에 만들어진 건데 사실은 일본 것을 베낀 것이었어요. 기술표준원에서 5년에 한 번 표준을 개정하도록 규정하고있긴 하지만 전문가가 없다보니 제대로 바로잡을 수가 없었죠” 그는 10년 이상 기초자료를 수집해 기술표준원에서 용역을 받아냈고 그동안 모은 자료를 토대로 2003년 색이름 개정안을 발표한 뒤 지난해 최종 성과물을 내놨다. 자폐아 아들의 아버지로 한국장애인부모회 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당분간 연구활동은 접고 봉사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며 장애인이 제대로 생활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향후계획을 밝혔다. 이 교수는 또 “평생을 고대와 함께 했지만 솔직히 지금 같은 풍토가 계속된다면 학교가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모교에 애정어린 ‘쓴소리’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어 그는 “서울대나 연세대도 비슷하지만 동문끼리 끌어안는 분위기는 없어져야 하고 특히 인사 분야가 그렇다”며 “기왕이면 고대 사람을 뽑자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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