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앤화 절상 대비할 때

한국 경제의 중국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위앤화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아져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ㆍ중간 교역규모는 1990년 28억5,000달러에서 지난해 580억 달러로 20배나 증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또 지난해 세계 전체의 대중(對中) 직접투자 증가율이 0.6%인 반면, 한국은 60.9%로 100배에 달했다. “중국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는 급속한 침체에 빠져들 것이고, 중국경제가 고성장을 계속한다면 한국경제는 동북아 중심국이 아니라 중국 의존적 주변국으로 전락하는 진퇴양난에 직면했다”는 연구원의 분석이 실감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조만간 위앤화를 절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환율결정 메커니즘을 올해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이 13일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이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것도 위앤화 절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게다가 올들어 중국수요로 인해 각종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 국제사회의 위앤화 절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위앤화 절상 방식과 관련해서는 하루변동폭을 기존의 상하 0.3%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위앤화를 달러 뿐 아니라 유로화, 엔화 등과 연계시키는 `바스켓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위앤화는 절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위앤화의 변동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현재로선 예측불허 상태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원화 환율 변동 없이 위앤화만 절상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경상수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지만, 위앤화 절상 때 원화가치 상승도 불가피하며, 이 경우 엔화가치가 동반 상승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이든지 한 쪽으로 치우치면 불균형이 심화되고 또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국제거래에서 균형을 잡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수출과 투자지역을 다변화해야 하며, 남북경협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일도 중장기적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중국과의 교역에 있어서는 고부가가치를 유발할 수 있는 핵심기술 이전을 지양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품목도 원ㆍ부자재 중심에서 완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외환 당국은 환율변동을 예의 주시, 위앤화 절상 움직임에 편승해 투기세력이 `장난`을 치는 것을 방지하고, 원화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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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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