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80년대 민중미술의 모습은…

선재 아트센터 '그때 어딘가'展 열어

주재환의 '짜장면 배달'

순장 풍습을 없애려고 토기로 인형을 만들었던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미술은 그 사회의 모습을 담아왔다. ‘사회와 인간과의 관계’는 작가들이 관심을 두는 중요한 소재로 손꼽힌다. 80년대 이후 젊은 작가들이 고민한 사회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전시 ‘그때 어딘가(Somewhere in Time)’가 선재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제목은 지놋 스작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차용한 것으로 선재 아트센터가 3년 만에 마련한 기획 전시. 전시장에는 80년대 민중미술 작업을 해 온 중견작가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19명의 작품이 걸렸다. 일부는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던 작가들의 개념적인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민정기ㆍ주재환의 80년대 시대 의식을 반영해 내는 민중미술 작업과 김소라ㆍ김범ㆍ김홍석ㆍ배영환 등 독특한 미술어법으로 사회와 교감해 온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물끓이는 소리, 전화벨소리, 탁상시계소리 등 무의미한 일상의 소리를 모아 스코틀랜드의 민요 ‘올드 랭 사인’을 연주하는 김영은, 정신대 문제를 다룬 이창래의 소설 일부를 진주로 알알이 박아 묘사한 고산금, 구글이 운영하는 인공위성 세계지도 서비스를 직접 종이에 옮겨 그린 이은우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됐다. 해외 작가로는 건축모형을 만들고 이를 촬영한 해 공허한 도시의 밤거리를 환상적으로 묘사한 벨기에 출신 요나스 달버그와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애국심을 고조시키는 장면을 묘사한 터키 출신의 코튼 에르겐, 인종차별 문제를 개념적으로 풀어낸 얀스 해닝 등이 작품을 출품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술계의 현재와 과거를 성찰함으로써 과거로부터 만들어지게 될 미래를 조망하고 미술의 사회적 실천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면서 “시간의 흐름과 작가들의 기억이 스며든 작품을 중심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4월 1일까지.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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